지난 18일 취재기자가 찾아간 건양대병원 공동간병인실 6명의 입원환자를 2명의 간병인이 돌보고 있었다. 1대 1인 개인 간병보다 간병의 질이 부족할거라 생각됐지만, 이날 공동간병실 현장을 둘러본 바 우려했던 서비스 질 저하보다는 쾌적한 환경이 먼저 눈에 띄었다.
다른 병실처럼 환자 1명마다 1명씩 간병인이 필요치 않다보니 6인실 병실에 환자 6명과 공동간병인 2명 등 총 8명의 인원이 머물러 있었다. 그만큼 공간이 넓어보였고, 다른 병실에 비해 쾌적해 보였다. 일반 병실은 병상마다 커튼이 처져 있어 답답해 보였던 반면 공동간병인실은 커튼을 걷고 모두 개방된 상태로 관리돼 환자들이 서로 친숙해 보였다.
간병인 2명이 함께 하니 훨씬 수월하고 경증환자들이기에 간병인 2명이 환자를 돌봐도 무리가 가지 않는다는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지역 종합병원들에 따르면 '공동간병인제도'는 간병비 부담을 덜 수 있는 '묘약'중 하나로 꼽힌다. 개인 간병인 고용 비용보다 20~30% 정도 저렴하며 간병의 질도 상대적으로 떨어지지 않는다는게 의료계의 전반적인 평가다.
간병 비용도 개인 간병인보다 싸다. 하루 간병비는 5만원으로 개인 간병 비용인 7만~9만원보다 훨씬 저렴하다. 단 환자 중증도가 높은 경우 추가로 5000원을 지불해야 하지만 추가된다 하더라도 개인 간병 비용보다 싼 가격이다. 환자와 보호자는 저렴한 가격으로 간병인을 고용할 수 있고 간병인은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간병인의 복지나 업무환경도 좋다. 공동간병인을 파견·관리하는 다솜이재단은 간병인에게 4대 보험을 적용하고 철저한 교육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근무는 8시간 3교대로 24시간 환자 옆을 지켜야 하는 개인 간병인보다 여유가 있다.
그럼에도 지역 의료계에 공동간병인 제도가 널리 확산되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지역 의료계 관계자들은 간병의 질저하에 대한 우려와 홍보 부족 등을 주된 이유로 꼽고 있다. 보호자들이 간병의 질을 우려하는 상황에서 병원이 나서서 적극적으로 공동간병인 제도를 도입하기에는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또 홍보 부족으로 공동간병인제도를 모르는 이들이 많은데다 병증이 약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제도인 만큼 무작정 공동간병인실을 늘릴 수도 없다는 설명이다.
한 관계자는 “좋은 제도인줄 알면서도 일선 병원들은 보호자들의 민원을 우려해 적극적으로 제도를 도입하지 못하고 있고, 병실운영면에서도 어려움이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공동간병인제도가 더욱 확산되고 제대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병원들이 적극적인 운영의지를 갖고 보호자들을 대상으로 한 홍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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