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검찰은 포스코건설을 비롯해 경남기업, SK건설에 이르기까지 강도 높은 조사에 나서면서 앞으로도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한 추가 수사가 예고되고 있다.
압수수색을 받은 건설사들은 이미 검찰이 주시하고 있는 사안 이외에도 혹시 모를 다른 혐의에 대한 조사가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 숨죽이며 추이를 살펴보고 있다. 이들 외에 다른 건설사들 역시 지레 겁을 먹은 분위기다.
이렇다 보니 경제 활성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가져올 건설업계는 경기를 살리는 것이 아닌, 찬물을 뒤집어쓴 모양새다.
그렇지 않아도 22일 건설산업연구원 및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2011~2014년 과징금 부과와 제재를 받고 있는 건설업체는 무려 69개사에 달한다. 전국 시공능력평가 100위권 이내 업체만 하더라도 51개사로 절반을 넘겼다.
대형 건설사들은 이미 과징금과 법률적인 제재를 받아오면서 그동안에도 영업 및 수주에서 위축됐던 게 사실이다.
더구나 공정거래위원회까지 한 술 더 떠 '지역건설산업 활성화 촉진 조례' 폐지에 나서며 지역 건설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지역에서 건설공사 시 해당 지역의 자재, 장비, 인력 등을 우선사용하도록 권장하는 내용이 포함된 조례를 폐지하는 것은 오히려 정부의 규제완화가 아닌, 규제 강화에 가깝다는 목소리가 크다.
이에 대해 지역의 중소건설사는 물론, 건설 노동자들의 반발까지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에 지난주께 민주노총 건설노동조합까지 발끈하며 공정위의 조례 폐지에 반대 의사를 밝힌 상태다.
뿐만 아니라 정부가 최저가낙찰제를 보완하기 위해 새롭게 마련된 종합심사낙찰제가 그대로 지역 중소건설사들에게는 수주시장에서의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내년부터는 300억원 이상 공공공사에 대해 이 제도가 전면 적용되며 종심제의 평가 분야별로 최고점을 얻은 건설사가 공사를 수주할 수 있다. 그러나 지역건설업체가 이 같은 조건을 맞추기는 역부족이어서 중소건설사들로서는 수주 기회가 그만큼 줄어든다는 지적이다.
지역의 한 건설사 대표는 “분명, 정부가 경제를 살린다고 해서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며 “그러나 결과적으로 건설사들의 손발을 묶고 있어 뭘 하자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건설협회 한 관계자는 “과도한 수사는 물론, 규제의 강화로 지역 건설업체들이 살아갈 방도가 갈수록 줄어든다”며 “건설업이 살아나면 그만큼 시장에 자금이 풀려 경제도 살아날텐데, 오히려 역행하는 듯한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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