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일본 교토대학에서 만난 카즈요시 후타이<사진> 교토대학 명예교수는 소나무재선충병의 예방과 방제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소나무재선충병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후타이 교수는 이날 소나무재선충병 방제법에 대해 “저고도에서 무인헬기를 이용한 헬기 방제법을 활용하고, 지상방제는 피해목을 벌목해 무더기를 쌓아 약제처리하고 비닐로 도포하는 훈증방법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나무재선충병은 피해가 적을 때 쉽게 알아차리지 못하는 점이 있다. 안이한 대처는 피해를 확대하게 되고, 결국엔 막대한 방제비용이 드는 등 대가를 치르게 돼 있다”며 “지속적으로 철저한 예방과 방제만이 소나무를 지킬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현재 지구상에는 조류인플루엔자, 구제역 등 여러 전염병이 발생하고 있는데, 재선충병 또한 전염병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예방과 방제에 노력을 해야 한다”면서 “아울러 언론 등에서 방제성과를 널리 알리고 국민들에게 정확한 지식을 전달해 다같이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소나무재선충병의 한국 확대과정에 대해 후타이 교수는 “지난 1988년 부산 금정에서 처음으로 발생했으며, 2006년에 많이 발생했다. 그러나 이 당시 급격히 줄어든 것은 한국 정부의 방제가 성공적이었으며,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면서 “최근 늘어난 피해는 성공한 사례에 대한 방심이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후타이 교수는 일본 내 소나무재선충병 확산과정도 전했다.
그는 “(소나무재선충병은)지난 1905년 항구지역인 규슈 나가사키에서 발생해 미국과 교류가 있던 지역으로 아메리카 대륙에서 전파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화목을 주원료로 쓰던 지역이라 병해충으로 죽은 나무들이 땔나무로 쓰여 병이 확산되지는 않았다”고 이야기를 꺼냈다. 이어 “1921~1925년 효고현에서 다시 발생했다. 역시 항구지역인 '아이오이'지역으로 이는 미국 화물선에 실린 감염된 원목에서 옮긴 것으로 추정된다”며 “1930년대 교토, 나카사키 지역으로 퍼지게 됐다. 1940년대에는 전쟁 때문에 죽은 나무가 임외로 반출이 안돼 관서지방으로 퍼지게 됐다”고 말했다.
또 “1950~60년대는 미군이 통치하는 'GHQ'통치기간이었는데 강력한 정부 행정명령으로 소나무재선충병을 방제하게 됐다”며 “1970년대에 들어서야 재선충이 소나무 고사에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다는 과학적 사실을 알게 됐다. 1980년대는 아키다와 나가노의 고산지대까지 번지게 됐고, 특히 일본 서부지역은 날씨가 더워 빠르게 번지게 됐다”고 덧붙였다.
일본 교토=박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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