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프로야구나 축구 등 운동선수들은 팬들로부터 연예인 못지 않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누구나 1군 무대에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언젠가 자신의 기량을 뽐낼 날을 기다리면서 묵묵히 2군에서 실력을 닦다가 쓸쓸히 은퇴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성실함과 운동선수 출신의 강인한 체력을 바탕으로 환경관리사원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이가 있다. 바로 프로야구 한화이글스에서 2010년 은퇴한 윤경영 대전도시공사 환경사업소(34·사진) 환경관리사원. 윤 사원은 초등학교 4학년때부터 20년간 야구를 했으며, 프로에서는 7년 간 있었다.
윤 사원은 “부모님이 운동을 하는 것을 심하게 반대했는데, 내가 야구를 정말 좋아해서 초등학교 때 운동을 시작했다”며 “처음에 은퇴할 때는 부모님에게 죄송한 마음에 좀 더 해야되나, 성적을 내고 은퇴를 해야하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을 했다”고 은퇴할 당시의 기억을 떠올렸다.
이어 “아쉬웠지만 나이가 있다 보니 안정적인 직장을 찾게 됐고, 지인의 소개로 2011년 환경관리사원 시험을 보게 됐다”며 “처음에는 새벽에 출근해서 오후에 퇴근하는 생활이 힘들었다. 그러나 운동을 할 때도 정해진 시간에 운동을 하던 습관이 있어서 금방 적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환경관리사원을 생각하고 있는 후배들을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윤 사원은 “프로에서 운동을 하던 선수가 환경관리사원을 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울 수 있다”며 “가장 큰 어려움은 프로선수가 왜 이런 일까지 하느냐는 주위의 시선”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이같은 주위의 시선이 부담으로 다가올 때도 있었다. 하지만 환경관리사원을 한다는 것에 대해 창피함은 전혀 없었다”며 “안 좋은 일에 몸을 담는 후배들도 있는데 내가 떳떳하게 땀을 흘려서 일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자랑스럽다”고 환하게 웃었다.
환경관리사원으로 입사하고 나서 2년 뒤인 2013년 결혼에 골인한 윤 사원은 오는 5월이면 한 아이의 아빠가 된다.
윤 사원은 또 “우선 다치지 않고, 퇴직할 때까지 건강하게 일을 하는 것이 현재의 목표”라며 “건설폐기물 속에는 깨진 유리가 들어 있기도 한데, 가끔 유리에 찔려서 부상을 당하는 동료들이 있다. 주민들이 유리가 있다는 표시를 해주면 큰 도움이 된다”고 말을 마쳤다.
정성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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