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200명 몰려 인산인해… 담담한 권 시장·숨죽인 방청객

●대전지법 현장 이모저모

16일 현직 대전시장의 선거법 위반 혐의를 판가름할 대전지방법원 316호 법정은 시작 전부터 방청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오후 2시 20분, 재판 시작 40분을 앞두고 법정 문이 열리자 좌석 60석은 금세 방청객으로 찼고, 20분이 더 지나자 50여명이 서서 재판 개정을 기다렸다.

2시 55분 검사와 변호인이 입장하고 58분 피고인 신분의 권선택 시장이 덤덤한 표정으로 법정에 들어서 피고인석에 앉는 것으로 선고 재판이 시작됐다.

권 시장은 재판장을 마주 보는 피고인석에 다른 피고인과 다소 떨어진 위치에 앉았고, 양복에 흰 와이셔츠, 넥타이까지 평소와 다름없어 보였다.

3시 30분 선거캠프 관계자들에 대한 선고 판결문을 재판장이 읽어내려가며 검찰의 기소내용이 상당수 인정되는 동안에도 권 시장은 입을 굳게 다문 채 표정에 변화가 없었다.

오후 4시 법정 밖 복도는 316호에 입장하지 못한 방청객 100여명이 삼삼오오 모여 또 다른 토론을 벌였다.

한 인사는 지금까지 재판 분위기가 녹록지 않았음을 거론하며 “당선 무효형이 된다면 선거에서 이기고 법정에서 지는 일이 되는 것”이라며 “몇몇 참모 실수에 사람을 잃게 되는 게 아닌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사는 “행정의 달인이라고 불리고 선거를 수차례 경험한 사람인데…”라며 말끝을 흐리기도 했다.

재판 시작 1시간 30분을 지나 법정에서 판결문을 듣던 방청객이 하나 둘 밖으로 나오며 잘 안 풀린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하자 판결을 기다리던 곳의 분위기는 다시 한번 무거워졌다.

오후 5시 10분쯤 권 시장에 대한 당선 무효형에 해당하는 선고가 이뤄지자 방청석에서 탄식이 새어나왔다.

선고가 이뤄져 재판이 종료되고도 권 시장은 법정에 남아 15분 가까이 변호인과 선고 내용에 대한 상의를 벌였고, 오후 5시 30분 계단을 내려와 대전법원 1층 기자들 앞에서 잠시 걸음을 멈췄다.

권 시장은 선고를 마치고 법원을 나가기에 앞서 “정치인의 일상적이고 통상적 정치활동을 확대 해석한 선거법으로 규제하고 유죄로 선고해 안타깝다”며 “진실을 밝힐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시정이 흔들리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