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시장 공선·정치자금법 위반 모두 '유죄'

재판부, 포럼 유사선거기구로 판단… 1억5900만원 수수도 인정 회계책임자 징역6월 집유2년 선고, 추징금 개인 부과는 안해

▲ 16일 대전지방법원에서 열린 권선택 대전시장의 1심 선고 공판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듯 많은 취재진이 권 시장을 취재하고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권선택(60·새정치민주연합) 대전시장에게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징역형이 선고됐다.

관련 혐의 중 포럼 설립을 통한 유사선거기구 설치와 사전선거운동 등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비롯해 특별회비 기부를 통한 정치자금법 위반 등이 모두 유죄로 인정됐다.

특히 위법성 논란이 제기됐던 포럼 관련 증거에 대해선 1·2차 압수수색에 의한 증거는 증거능력이 불인정 됐으나, 임의동의에 의한 증거자료 등은 증거능력을 인정받았다.

대전지법 제17형사부(재판장 송경호)는 16일 공직선거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권 시장에 대해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 형이 그대로 확정되면 권 시장은 시장직을 잃게 된다.

함께 기소된 김종학(52) 대전시 경제협력특별보좌관과 조직실장 조모(45)씨에 대해 각각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또 포럼 사무처장 김모(47)씨에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캠프 회계책임자 김모(49)씨와 여성본부장 김모(56·여)씨, 수행팀장 이모(40·여)씨에 에 대해 각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이 밖에 포럼 행정팀장 박모씨와 전화홍보업체 부장 이모씨에 대해 벌금 300만원, 전화홍보업체 부장 양모씨에 벌금 200만원이 선고됐다. 권 시장과 김 특보에 대한 추징금은 단체에 귀속된 기부라는 판단에 따라 각 개인에 부과되지는 않았다. 다만, 조직실장 조모씨에 대해선 추징금 421만원이 부과됐다.

재판부는 “권선택 시장은 대전시장 선거운동을 위해 포럼을 설립하고 인건비 마련을 위해 특별회비 명목으로 1억 5900여 만원의 정치자금을 부정수수했다”면서 “포럼 활동에 직접 참여해 다수의 지역민을 만나거나 홍보하는 것으로 인지도 제고와 우호적 이미지 형성에 이용하는 등 죄책이 가볍지 않는 점을 감안해 형을 주문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권 시장은 당시 지방선거 출마 후보자로서 이 사건 범행의 직접적인 이득을 누린 사람으로 판단된다”며 “이는 통상적이고 일상적인 활동의 범주를 넘어서 공직선거법이 정한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 시장 등은 대전시장에 당선되기 위해 선거조직 유사기관인 포럼을 설립하고 전통시장 방문, 경제투어 등 사전선거운동을 해 선거법을 위반하는 한편, 포럼 회원들로부터 특별회비 명목으로 1억 5900여 만원을 기부받아 정치자금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됐다. 특히 전화홍보원 77명에게 권 시장 지지를 호소하는 선거운동을 시키고 그 대가로 4600여 만원의 수당을 제공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한편, 공직선거법에 따라 권 시장의 항소심은 오는 6월, 대법원 확정 판결은 9월 말까지 마무리될 전망이다.

●사건일지

▲ 2014. 6. 4 = 권선택 대전시장 당선
▲ 7. 1 = 권 시장 취임
▲ 7. 31 = 선관위, 권 시장 선거사무소 ‘전화홍보 선거운동원 수당 지급’ 검찰 고발
▲ 8. 16 = 전화홍보업체 대표 박모씨 및 자금담당 부장 오모씨 구속
▲ 8. 17∼18 = 달아난 선거사무소 총무국장 및 선거팀장 체포영장 발부
▲ 9. 20 = 선거사무소 조직실장 조모씨 구속
▲ 9. 25 = 검찰, 대전미래경제연구포럼 사무실 등 1차 압수수색
▲ 10. 8 = 포럼 사무실 2차 압수수색
▲ 11. 1 = 선거사무소 회계책임자 김모씨 구속영장 청구. 사흘 뒤 기각
▲ 11. 7 = 권 시장 최측근이자 선거운동 총괄한 김종학 대전시 경제협력특별보좌관 사무실 및 자택 압수수색
▲ 11. 10 = 검찰, 포럼을 권 시장 선거운동 조직으로 보고 포럼 사무처장 김모씨 구속
▲ 11. 17 = 김종학 특보 소환 조사
▲ 11. 20 = 김종학 특보 구속
▲ 11. 24 = 선거사무소 회계책임자 김모씨 구속영장 재청구
▲ 11. 26 = 권 시장 검찰 출두
▲ 11. 27 = 회계책임자 김모씨 영장 또 기각
▲ 12. 3 = 검찰, 권 시장 등 캠프 및 포럼 핵심관계자, 전화홍보선거운동원 35명 기소
▲ 12. 23 = 권 시장 등 캠프 및 포럼 관계자 첫 재판
▲ 12. 30 = 검찰, 전화홍보원 23명에 최고 벌금 500만원 구형
▲ 2015. 1. 20 = 법원, 전화홍보원 23명에 최고 벌금 200만원 선고
▲ 1. 22 = 검찰, 전화홍보업체 대표 박모씨에 징역 1년 6월 구형
▲ 2. 10 = 법원, 전화홍보업체 대표 박모씨에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선고
▲ 2. 16 = 검찰, 권 시장에 징역 2년과 추징금 1억 5900여 만원 구형
▲ 3. 16 = 1심 법원, 권 시장에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선고

박태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