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우 교수(건양대병원 신경외과) |
증상은 디스크병과 마찬가지로 허리가 아프면서 다리까지 저리고 아프기 때문에 디스크로 오인하기가 쉽다. 척추관 협착증의 특징은 오래 서있거나 한참동안 걸으면 허리에서부터 다리까지 한쪽 또는 양쪽다리가 이상하게 아파오면서 다리 전체가 터질 것 같이 아프거나 저리고 시려서 도저히 더 이상 걸을 수 없어 잠시 앉아서 쉬어야 한다. 어떤 환자는 다리의 감각이 마비되거나 다리에 힘이 빠져 주저앉기도 한다. 때로는 발바닥에서부터 엉덩이 쪽으로 증상이 올라오기도 한다. 이런 증상이 쉬면 없어지거나 완화됐다가 걸으면 또 다시 나타나기 때문에 가다가는 쉬고 또 가다가 쉬고를 반복해야 한다. 척추관 협착증에 대해 건양대병원 신경외과 김현우 교수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본다. <편집자 주>
▲통증의 원인=척추관은 목에서부터 허리까지 이어지는 척추뼈 속에 신경(척수)이 지나가는 손가락 굵기만한 통로가 있다. 이 통로가 여러가지 원인으로 좁아져서 그 속에 있는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을 압박하기 때문에 허리가 아프고 다리까지 저리고 시리게 되는 것이다.
사람이 서있거나 걸으면 허리 곡선이 활처럼 앞으로 휘게 되는데 척추관 협착증이 있는 환자는 좁아진 신경 구멍 주변의 비후된 인대가 척추관 안쪽으로 밀려들어가 가뜩이나 좁아진 척추관을 더욱 좁게 만들거나 심하면 척추관이 아주 꽉 막히게 된다. 이 때문에 신경이 더욱 심하게 압박되어 다리 전체가 터질 듯이 아프고 마비증상까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앉아서 쉬거나 누워 있으면 허리가 앞으로 구부러지게 되어 막혔던 신경구멍이 조금 열리기 때문에 통증이 완화되거나 없어지게 된다.
▲퇴행성 협착증=척추관 협착증의 원인은 태어날 때부터 척추관이 좁은 선천적 협착증도 일부 있지만 대부분은 나이에 따른 노화현상인 퇴행성 척추관 협착증이다. 우리 몸이 노화되면서 척추와 디스크에도 퇴행성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에 척추관을 둘러싸고 있는 주변 조직들도 점차로 비후되어 신경구멍이 점점 좁아지게 된다. 즉, 디스크 마디마다 척추체의 뼈끝이 뾰족하게 퇴행성 골극이 튀어나와 척추관을 앞쪽으로 찌르고 척추관 뒤쪽 양옆에서는 척추관절관 인대가 비후되어 척추관이 안쪽으로 좁아지게 된다. 이러한 퇴행성 척추증으로 인한 협착증은 40대 후반에서 70대에 이르기까지 많이 발생한다.
퇴행성 원인 가운데 일부는 상하 척추가 서로 어긋나 위에 있는 척추가 앞으로 미끄러져 있는 퇴행성 척추전전위증이 있는데 이것은 특이하게도 40~50대의 여성에게 많다. 협착증이 점점 심해지면서 걸어가는 시간도 점점 짧아져 초기에 약 30분 정도 가다가 아파서 쉬어가야 하던 것이 20분, 10분, 5분, 1분으로 점점 줄고, 나중에는 앉아 있다가 서기만 해도 아파서 주저앉아야 한다. 일부 할머니들이 방에 앉아서만 움직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원인에 의한 경우가 많다.
▲진단과 치료=척추관 협착증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진찰 소견 및 임상 증상과 단순 X선 촬영, 근전도 검사, 척추조영술, 척추 CT촬영 등이 필요하다. 척추관 협착증으로 진단되면 증세가 가벼울 경우에는 약물이나 물리치료 등의 보존적 치료를 실시한다. 약물치료에는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 근이완제 등이 쓰이며, 신경근에 공급되는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해 통증을 줄여주는 약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같은 치료에도 뚜렷한 증세 호전이 없으면 척추관을 넓게 열어주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척추관 협착증이 있는 경우 허리통증이 심할 수도 있는데 이때는 척추 관절의 노화로 인해 척추 뼈가 불안정해지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척추관을 넓혀 주는 수술과 함께 척추뼈를 고정해 주는 수술을 함께 시행해 주어야 한다. 최근에는 척추 고정 기구의 발달로 후유증이나 합병증 없이 수술적 치료가 가능하며 치료 성적도 매우 높다.
▲예방법=척추관 협착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허리 관절의 노화를 방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서는 운동(걷기, 맨손체조)으로 허리 근육을 튼튼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수영과 같은 운동도 허리, 배 근육을 발달시켜 관절의 노화를 어느 정도는 예방할 수 있다. 또한 50대 폐경 후의 여성 중 골다공증이 있을 경우는 관절의 노화가 더욱 촉진되므로 골다공증에 대한 검사 및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이러한 협착증 환자는 가벼운 외상으로도 신경마비가 생길 수 있으므로 허리를 다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척추관 협착증은 주로 40대 이후에 발생하고, 50대에 발병률이 가장 높다. 특별한 예고 증상 없이 오랫동안 서있거나 걸었을 때 나타나므로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스스로 진단하여 물리치료를 하는 등 자가 치료보다는 즉시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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