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경찰 단속 밀어붙이고… 지자체는 예산 미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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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경찰 단속 밀어붙이고… 지자체는 예산 미루기

사후관리 안돼 '반쪽성과'… 역할분담·정책공유 지적

  • 승인 2015-03-12 18:12
  • 신문게재 2015-03-13 6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해체 6년… 대전 유천동 홍등가 긴급점검] (하) 손발 안 맞는 지자체와 경찰

불씨가 다시 살아난 대전 유천동의 옛 집결지를 계기로 지역경찰과 지자체의 정책 협력이 강조되고 있다.

경찰이 단속을 앞세워 밀어붙이기식 정비를 진행 후 지자체의 사후 관리와 예산이 투입되지 않아 정책의 성과가 반쪽에 그치기 때문이다.

추진 단계부터 지자체와 경찰이 정책을 공유하고 역할을 분담할 수 있는 협력구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이런 사례는 대전 동구 용전동에서 엿볼 수 있다. 용전동은 경찰의 단속과 지자체의 도시 관리정책 사이 협력관계가 시험대에 오른 지역으로 꼽힌다.

대전경찰청이 지난해 279개 사행성 게임장에 대한 집중 단속을 벌여 압수한 불법게임기는 1만 5300대.

이 중 용전동은 불법 사행성게임장이 밀집한 지역으로 동부경찰서와 대전청이 사행성게임장 21곳을 적발해 폐쇄했다. 과거 유천동에 버금갈 정도로 사행성게임장에 대한 대대적 단속이 이뤄진 용전동 복합터미널 주변에선 게임장이 떠나 비어 있는 상가가 쉽게 목격되며, 이렇게 생긴 공실이 한 건물에 5~6개에 이르는 곳도 있다.

특히, 단속 후 만들어진 상권 공백에 대한 사후대책은 여전히 지자체 몫으로 남겨둔 채 두 기관 사이 협의조차 없는 실정이다. 게임장이 떠나 생긴 빈 상가는 지난해 말부터 지금까지도 게임장의 옛 간판을 내건 채 비어 있다. 유천동 옛 집결지처럼 대체할 상권이 형성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대전경찰 관계자는 “경찰은 불법 업소에 대해 조사를 벌여 처벌은 할 수 있지만, 폐쇄된 밀집지역에 대한 사후관리는 지자체가 나서줘야 한다”며 “빈 상가에 언제든 다시 사행시설이 조성될 수 있어 단속 의지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대덕구 중리동의 옛 카페촌은 대전에서 지자체의 노력으로 성매매업소 집결지를 건전한 음식거리로 전환한 사례로 꼽힌다. 대덕구가 중리동 유흥업소에 대한 야간 수시점검을 통해 불법영업을 차단했고, 도시재생정책의 일환으로 도로변 정비와 간판 교체, 보행통로 확대를 통해 가족이 찾는 곳으로 탈바꿈했다.

시 관계자는 “도시환경정비사업이 취소된 유천지역에 대한 지원 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상권이 무너져 낙후된 지역에 물꼬를 틀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끝>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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