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지사가 당내 반(反) 문재인 세력들과의 접점을 늘리는 동시에 자신의 강점을 드러내고 있는 것.
13일 안 지사 측과 당 관계자에 따르면 안 지사는 오는 25일 국회에서 안철수 의원(서울 노원병)과 저성장 및 복지 문제와 관련해 좌담회를 가진다.
안 의원이 직접 요청했고 지방선거 당시 안 지사의 출판기념회에 안 의원이 참석해준 데 대한 답례 차원이라고 한다. 그러나 최근 문 대표가 충청권을 잇따라 방문하며 지역 민심을 얻는 가운데 안 지사가 문 대표의 경쟁자였던 안 의원과 만나는 것은 미묘한 해석을 낳게 하고 있고, 문 대표 측도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지사가 전날 당내 진보 성향 초·재선 의원 그룹인 '더좋은 미래'가 만든 '더미래연구소'의 창립식에 참석한 것도 연대 세력을 넓혀 문 대표에 대한 견제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문 대표가 최고위원회 등 대전 일정에 불참했지만, 당내 대권주자들에 견줄만할 상대임을 보여준 탓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 “우리는 386세대라고 이름 지어졌는데, 민주주의는 독재의 시대를 극복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연구소가) 민주주의 수준을 더 높이는 지방자치와 자치분권을 기억해주시길 바란다”며 안철수 의원·박원순 시장 등에 비해 재선 광역단체장이라는 자신의 강점을 우회적으로 피력했다.
앞서 안 지사는 지난 5일 세종행정지원센터에서 열린 국토균형발전선언 11주년 기념식에서도 문 대표가 박근혜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 추진 정책 비판에 집중했던 것과 달리, 그는 균형발전 정책의 재정립을 내세웠다.
이를 두고 문 대표와의 차별점을 통해 안 지사가 도백의 직위와 경험상 강점을 강화하면서 자신의 주가를 높이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는 안 지사가 차기가 아닌 차차기 대선을 목표로 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그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문 대표에게 긴장감을 심어주는 차원에서 최근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시각이다.
안 지사가 대권주자로 가기 위해서는 당내에서의 보폭을 넓혀야하고, 최대 경쟁자인 문 대표를 상대로 확실한 시점 등을 얻기 위한 영향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 대표는 지난 5일 안 지사와의 좌담회에서 그를 당내 잠재적인 대권주자로 공인하면서도 '언젠가는'이라는 단어를 사용, 당장의 경쟁자로는 여기지 않는다는 인식을 내비친 바 있다.
강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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