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나 스릴러 영화를 즐기는 팬들에게는 이번 주 스크린 나들이가 유난히 반가울 듯 하다. 드라마 <미생>의 변요한이 주연을 맡은 미스터리물 '소셜포비아'와 김상경의 범죄스릴러물인 '살인의뢰', 휴 잭맨이 악역을 맡은 SF액션스릴러 '채피'가 12일 동시에 개봉했다. 마치 스릴러 영화 같은 긴장감을 주는 음악영화 '위플래쉬'도 같은 날 개봉, 흥행접전에 돌입했다.
SNS 마녀사냥… 음모에 빠진 현피원정대
전 국민을 떠들썩하게 한 군인의 자살 소식과 관련해 SNS에 남긴 악플로 네티즌들의 분노를 사며 실시간 이슈에 오른 레나. 여기에 경찰지망생 지웅(변요한)과 용민(이주승)은 인기 BJ 양게가 생중계하는 '현피원정대'에 참여한다. 하지만 당일날 레나는 싸늘한 시체로 발견되고, 비난의 화살은 순식간에 현피원정대에게로 향한다. 경찰 시험에 불리한 기록이 남게 될까 불안한 지웅과 용민은 레나의 죽음에 의혹을 제기하는데….
참고로, 현피는 '현실'의 앞글자인 '현'과 'PK(Player Kill)'의 앞글자인 P의 합성어로 웹상에서 벌어진 분쟁의 당사자들이 실제로 만나 싸움으로 이어지는 것을 나타내는 신조어다. SNS에서 벌어진 마녀사냥으로 인한 한 사람의 죽음이 자살인지 타살인지 파헤쳐가는 추적극이다. 지난해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 넷팩상의 2관왕을 기록하며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제40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도 관객상, 독립영화스타상을 수상했다. 드라마 <미생>의 변요한이 경찰 고시생 '지웅'역을 맡았다. 독립영화계의 보석으로 꼽히는 이주승이 함께 호흡을 맞춘다.
내 가족을 죽인 살인마, 용서할 것인가
<살인의뢰>가 앞서의 범죄스릴러와 차별되는 점은 범인을 잡고 비로소 진짜 이야기가 시작된다는 점이다. 손용호 감독이 “형사가 직접적인 피해자가 되면서 느끼는 감정과 피해자 가족들에게 포커스를 맞춘 작품”이라고 설명했을 만큼 영화 <살인의뢰>는 범인을 쫓는 과정에서 생기는 긴장감이 아니라 연쇄 살인마에게 여동생을 잃은 형사와 아내를 잃은 남자의 분노와 슬픔이 영화의 주된 정서를 차지하고 있다.
배우 김상경, 김성균, 박성웅이 폭발적인 연기 앙상블을 보여준다는 평이다. 김상경이 <살인의 추억>, <몽타주>에 이어 세번째로 형사역을 맡았다. 동생을 잃고 고통 속에 살았던 3년 뒤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서 10일 동안 10㎏을 감량할 만큼 연기에 몰입했다는 후문이다. '응답하라 1994'의 김성균은 <살인의뢰>에서는 단란한 가정을 꾸린 평범한 은행원에서 하루 아침에 연쇄 살인마에게 아내를 잃으며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남자 '승현'역을 맡아,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신세계>에서 눈길을 끌었던 배우 박성웅은 동정심이나 죄책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극악무도한 연쇄 살인마 '강천'역을 맡아 악인 연기의 절정을 보여준다는 평이다.
진화하는 로봇군단… 거대한 음모의 시작
2016년이라는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스스로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감성 탑재 로봇 채피와 로봇의 진화를 통제하기 위해 그를 파괴하려는 인간의 피할 수 없는 대결을 다루고 있다. 데뷔작인 영화 <디스트릭트 9>으로 영화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닐 블롬캠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엑스맨> 시리즈의 울버린으로 매력을 떨친 휴 잭맨이 <채피>에서는 이례적으로 악역에 도전, 색다른 모습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밖에 할리우드 연기파 배우인 샬토 코플리와 시고니 위버가 호흡을 맞춘다.
천재가 되고 싶은 드러머… 거침없는 채찍질
음악에 대한 광적인 집착과 열정을 그리고 있다. 피투성이가 된 상태에서도 드럼 스틱을 잡는 주인공, “세상에서 가장 쓸 데 없는 말이 '그만하면 잘했어'야”라는 플렛처 교수의 대사가 많은 생각을 하게 하다.
김의화 기자 joongdonews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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