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 투표가 진행된 11일 오전 홍성군 홍주문화회관 소강당에 마련된 홍성읍 투표소에서 조합원들이 긴 줄로 늘어선채 본인확인을 하고 있다. 내포=박갑순 기자 |
그동안 조합 단위, 산발적으로 치러지던 것이 동시에 진행됨으로써 전 국민의 관심을 받는 축제가 됐지만 동시선거 의미를 살리기 위해서는 보완해야 할 부분도 적지 않은 것이다.
이번 선거는 여러모로 큰 의미가 있다.
전국 각 조합이 동시에 선거를 치른데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위탁관리하면서 공명선거의 기틀을 다지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선거방식이나 기간, 투표방식 등이 일원화돼 체계적으로 정립됐다.
그동안 지적받아왔던 무자격 조합원도 상당 부분 정리됐다.
▲ 대전 서구 탄방동 서부농협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한 조합원이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고 있다. 이성희 기사 |
전국 동시 선거로 진행되면서 언론에 집중 보도되는 등 그동안 조용히 진행된 선거가 시민들의 관심을 받았다.
조합이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역할과 농어촌의 각종 현안이 알려지는 계기가 된 것이다.
하지만 문제점도 드러났다. 선거운동이 지극히 제한돼 '깜깜이 선거'라는 오명을 벗지 못했다. 선거운동이 후보자 본인으로 제한됐기 때문이다.
선거공보와 벽보, 전화·문자 등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선거운동, 명함이나 어깨띠 등은 허용됐지만 새로운 도전자들에게는 불리한 점이 지적됐다.
▲ 공주시 신관동에 거주하는 우상순씨(70·장애 1급)가 공주농협 웅진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공주=박종구 기자 |
후보자들 사이에서는 선거방식 개선 요구가 쏟아지기도 했다. A후보자는 “정책이나 비전을 알릴 기회가 없어 혈연이나 학연, 지연 등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선거운동이 너무 제한적이어서 불법 유혹을 뿌리치기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후보자가 유권자를 만날 기회가 적고 현직 조합장이 유리한 점도 보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B후보자는 “현직 조합장들은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실상 선거운동을 할 수 있지만 다른 후보자는 사전에 유권자를 만날 수 없다”며 “출발 선상이 다른 만큼 앞으로는 선거 몇개월 전에 사퇴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후보자들의 무분별한 공약 남발도 개선점으로 꼽혔다. C후보자는 “상당수 후보가 실현 가능성이 없거나 차별성이 없는 정책을 내놔 당선된 이후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일부 불법선거에 따른 후유증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당선만 되고 보자'는 식의 과열양상에 따른 불법선거 풍토가 여전했기 때문이다. 선거가 무효화되거나 재선거를 치르는 등 후유증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대전선관위 관계자는 “첫 동시선거를 치른 만큼 긍정적 측면은 더 발전시키고 문제점에 대해서는 개선방안을 마련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는 그동안 각계에서 제기된 조합장의 과도한 권한 등 문제에 대해 오는 10월까지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이번 선거과정에서 불거진 현직 조합장이 유리한 선거방식, 정책홍보 기회 제한 등의 지적에 대해서는 관계기관과 협의해 제도를 개선할 방침이다.
이영록·이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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