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병두(58·사진) 오케이재활의학과의원 원장은 꿈을 이뤄 슈바이처 박사와 같이 인술을 펼치고 있다. 그는 지난 20여년간 송 재활의학과의원에 이어 현재 오케이재활의학과를 운영하면서 지역 환자들의 재활 치료에 힘써왔다. 재활 치료는 환자들의 몸을 오늘보다 내일 더 좋아지게 하고,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주는 의술이다.
몸이 불편한 환자들의 재활을 위해 애써온 송 원장에게 긴급 환자가 생겼다. 지난달 27일 대전시의사회 제10대 회장으로 선출돼 갈수록 어려워져만 가는 지역 의료 환경의 치료를 책임지게 된 것이다. 현재 지역뿐 아니라 전국의 의사들은 정부의 원격진료와 규제기요틴 정책 추진, 의료보험 수가의 제자리걸음 등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지난 6일 오전 대전시의사회관에서 송병두 회장을 만나 대전시의사회장에 당선된 소감과 함께 어떤 진단과 처방으로 시의사회를 운영해 나갈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먼저 대전시의사회장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재도전이셨는데 출마를 결심하게 된 배경과 당선 소감을 들려주시지요.
▲사실 3년 전 선거 당시엔 '꼭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출마를 하진 않았습니다. 주변 분들의 권유가 많아서 얼떨결에 나가게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렇지만 막상 낙선하고 보니 '다음 선거땐 꼭 이기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더군요. 그래서 이번에 재도전했는데 운이 좋아 당선된 것 같습니다. 대전시의사회 정책 이사 경험도 있는데다 지역의 동료 의사들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습니다. 지난해부터 저보다 뛰어난 후보분들이 적극적으로 활동을 하셔서 출마 여부를 잠시 고민했지만 마음을 다잡고 도전했습니다. 다만 젊은 의사들이 의사회의 미래이고, 이들이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되는 만큼 이들 중 출마를 결심한 사람이 있으면 제가 후보로 나서지 않고 적극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선배와 후배라는 관계와 병원을 운영해야 하는 현실 등으로 부담스러워해 결국 제가 출마 결심을 굳히고 선거에 나선 것이죠.
-시 의사회장 선거 당시 4명의 후보 중 송 회장님을 제외한 3명의 후보가 동률표가 나왔고 결선 투표에서도 4표차로 아슬아슬하게 승리하셨는데 느낌이 어떠셨나요?
▲지난 9대 회장 선거 때는 그렇게 떨리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솔직히 많이 긴장도 되고 떨렸습니다. 저를 비롯한 4명의 후보 모두 첫 투표 결과가 그렇게 나오리라고 예상한 사람은 없었을 것입니다. 제가 19표로 최다득표를 얻었지만 나머지 3명의 후보가 각각 13표를 얻어 차득표자가 3명이 돼버린 상황이었죠. 선거 판세를 잘못 읽었던 겁니다. 저와 결선투표를 치를 후보자를 결정하기 위해 동률을 기록한 3명의 후보자들끼리 선거가 진행됐고 저는 침착하게 결과를 지켜봤습니다. 결선투표 전 좋지 않은 이야기들이 들렸지만 개의치 않고 선거를 치렀고,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혹시나 제가 압도적으로 승리했다면 교만한 마음이 생겼을 것입니다. 이런 어려운 과정을 거쳐 당선된 만큼 겸손함을 배울 수 있었죠. 더욱 더 낮은 자세로 의사회장직을 수행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
-선거과정이 굉장히 치열했던 만큼 4명의 후보들간 상처가 클 것 같습니다. 낙선 후보들을 어떻게 보듬을 계획이신가요?
▲이번 시 의사회장 선거에 나선 4명의 후보 모두 상처를 많이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제가 당선은 됐지만 마음은 무겁습니다. 사실 다른 후보분들은 그동안의 이력이나 경력을 보면 저보다 더 화려하고 뛰어나신 분들입니다. 능력으로 봐도 저보다 더 뛰어나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개인적으로 찾아가서 만나 뵙고 시 의사회를 위해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같이 할 계획입니다. 물론 그 분들께서 수락해 주셔야 가능하지만 뜻이 옳다면 좋게 마무리될 것 같습니다.
-곧 대한의사협회 회장도 선출되는 만큼 중앙 의사회와의 공조계획이나 신임 회장에게 바라는 점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지금 의료계를 보면 시 의사회도 그렇지만 중앙 의협도 일을 열심히 할 동력이 떨어져 있습니다. 신임 회장은 떨어진 동력을 충전시키는 일이 최우선이라고 생각됩니다. 누가 회장이 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동력이 소진된 상태에선 아무 일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회원들의 흩어지고 상처받은 마음을 100%는 아니더라도 모으고 치유해주는게 과제입니다. 회원들과 화합하고 협력할 수 있는 사람, 어려운 의료계를 이끌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을 갖추고 발휘할 수 있는 사람, 지혜롭게 정부협상을 이끌 수 있는 사람이 의협회장으로 선출돼야겠죠.
-시 의사회 차원에서 정책연구소 신설도 공약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실까요?
▲아시겠지만 의료계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때마다 의료계는 정부 정책에 대응하는데 급급합니다. 정부에서는 마련한 정책을 시행하기 전에 정보를 수집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의사들 반응은 어떻고, 어떻게 대응하는지 살펴보고, 돌파를 하든지, 설득을 하든지, 분열시키던지 등 반응에 맞춘 전략이 있는 것 같습니다. 반면에 저희 의료계는 정부 전략에 끌려가기만 하는 형국이죠.
그래서 저희도 정책연구소를 신설해 저희가 먼저 국민 건강을 위해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을 연구하고 정부에 건의하는 방법을 생각했습니다. 가시적인 성과물을 1년에 1~2건이라도 만들고 연구결과를 책으로도 발간하려고 합니다. 지금 좋은 연구를 진행할 능력 있는 회원들을 물색하고 있는 중이랍니다.
-현재 정부에서 원격진료 허용과 규제기요틴 등 의사들이 반대하는 정책들을 추진 중입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국민 건강을 진정으로 위한다면 추진해서는 안되는 정책들입니다. 의료계를 옥죄는 정책이기도 하죠. 정부는 이런 정책들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하지만 국민 건강이 더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예를 들어 한의사들에게 엑스레이와 초음파 검사를 허용한다는 법을 살펴보죠. 제가 인턴, 레지던트 때부터 엑스레이 필름을 수없이 봐왔습니다. 제 병원에도 초음파 장비가 있고 관절초음파를 주로 보지만 정확성을 위해 방사선과 전문의한테 맡겨 판독을 받아서 봅니다. 한의사들에게 엑스레이나 초음파를 허용할 경우 근본적인 의료면허제도나 자격증 제도가 말살되는 꼴입니다. 국민들은 위험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고요. 사실 일자리가 창출될지도 미지수입니다. 정부가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야지 정작 필요한 규제를 없애고 있어 답답합니다.
-송 회장님이 제시한 공약들을 살펴보면 무엇보다 '젊은 집행부'를 강조하셨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습니까?
▲출마 결심 배경에서 말씀드렸듯이 젊은 회장감을 찾아 나선 적이 있었습니다. 사실 시 회장단이 노화됐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 자신도 그렇습니다. 내일 모레면 회갑인데 적은 나이가 아니죠. 그래서 집행부가 젊어져야 되겠다는 생각에 젊은 후배들을 키우려고 하는 겁니다. 시 의사회 회원 중 30~40대가 가장 많습니다. 이들을 소외시켜 놓고 무슨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젊은 친구들을 끌고 안고 가야합니다. 그래서 집행부를 젊은 후배들로 구성할 계획입니다. 젊은 친구들이 이제까지 집행부 일을 해보지 않아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만 앞으로 시 의사회를 이끌어갈 이들에게 경험과 기회를 줘야 합니다. 제가 이 친구들에게 제의를 했을 때 수락할지 100% 확신할 수도 없고, 시간이 걸릴 수도 있겠지만 적합한 인물을 꼭 찾아 젊은 집행부를 구성하겠습니다.
▲송병두 회장은=
1957년 대전 동구 판암동 출생
1975년 대전고등학교 졸업
1982년 충남대 의과대학 졸업 (의학사)
1991년 전주예수병원 재활의학과 전문의 과정수료
1991년 3월~1995년 4월 대전중앙병원 재활의학과 과장, 보장구센터 소장 근무
1995년 5월~2006년 4월 송재활의학과 의원 운영
2003년 2월~2006년 1월 대전시 동구의사회 법제이사
2006년 2월~2009년 1월 대전시 동구의사회장
2006년 4월~현재 오케이재활의학과 운영
2009년 3월~2012년 2월 대전시 의사회 정책이사, 대한의사협회 중앙 교체대의원
2009년 5월~2012년 2월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운영위원
2011년 11월~현재 한국키비탄 대전시 한밭클럽 부회장
2013년 3월~현재 대한의사협회 중앙대의원
2015년 3월 1일 대전시 의사회장 취임
대담=한성일 취재 3부장(부국장)
정리=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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