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풀리고·허위보고… 전자통신연구원 예산 '눈먼 돈'

  • 경제/과학
  • 대덕특구

부풀리고·허위보고… 전자통신연구원 예산 '눈먼 돈'

ETRI 일부연구원 보수받고 겸직…기술개발 과제 중복수행도

  • 승인 2015-03-10 18:16
  • 신문게재 2015-03-11 4면
  • 이영록 기자이영록 기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일부 연구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성과를 부풀리고 실적을 허위 보고해 정부출연금을 받는 수행과제 선정을 이어가는가 하면 겸직금지를 어기고 민간기업체에 프로그램을 개발해 주는 조건으로 수천만원을 받아 생활비에 사용한 것이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해 5월 미래부,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등을 대상으로 '과학기술 및 ICT 진흥사업 연구비 집행실태'를 감사한 결과, 사업관리 감독상 문제 41건 적발, 67건의 감사결과를 시행했다고 10일 밝혔다.

ETRI A연구원은 2011년부터 4년간 정부출연금 374억원으로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와 협약을 맺고 추진한 과제의 책임자지만 2012년과 2013년 연구성과를 허위로 제출, 우수한 연구성과로 인정받아 '계속' 과제 판정을 받았다.

A연구원은 2012년과 2013년에 과제와 관련한 연구성과의 특허가 단 한건도 없지만 미국특허등록실적 19건과 국내특허등록실적 12건 등 31건의 성과를 허위로 보고했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는 과제 책임자인 A연구원이 협약과 무관한 연구결과를 제출했음에도 별다른 확인 없이 이를 그대로 인정했다. 특히 미래부는 A연구원의 연구성과를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선정, 홍보까지 하는 일이 빚어졌다. B연구원은 겸직금지 위반을 어겨 문책 대상에 올랐다.

ETRI 인사규정에는 기관간 인력교류, 출강의 경우를 제외하고 보수를 받는 겸직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B연구원은 기업체에 프로그램을 개발해 주는 조건으로 2012년 9월부터 2013년 말까지 10여차례에 걸쳐 6700여만원의 대가를 받았다.

C연구원은 중소기업 등과의 기술개발과제 중복 수행이 감사결과 확인됐다.

C연구원은 두 기관으로부터 거의 같은 연구과제를 수행하면서 다른 선행과제의 성과를 그대로 베껴 제출한 것이다. 감사원은 연구원들의 문책을 ETRI에 요구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지난해 정부의 ICT 진흥사업 규모는 17조7000억원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지만 연구비 집행은 체계적이고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4.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5.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1.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2.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3.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4.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5.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