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과 남다른 인연이 있는 허유강은 일본 전지훈련 연습경기에서부터 최근 시범경기까지 좋은 모습을 보이며 올 시즌 주전 명단에 오를 수 있을 지 관심이 커진다.
2009년 한화 2차 2번으로 지명된 허유강은 키 181에 85㎏의 좋은 체격 조건을 갖춘 외유내강형의 사이드암 투수로 알려졌다.
2008년 7월 체코에서 열린 제4회 세계대학야구선수권대회 미국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동안 4피안타 7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기도 했다. 대학리그 통산 45경기에 등판해 139와 3분의2이닝 동안 3.09의 방어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화 입단 후 2009년 4월 9일 자신의 데뷔 첫 등판에서 전 두산 용병 외야수 맷 왓슨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한데 이어 세 타자 연속으로 몸에 맞는 볼을 허용했고, 결국 2군으로 내려갔다. 이듬해에도 기회를 잡았지만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실점하며 2군 신세를 면치 못했다.
그런 허유강이 이제 달라진 면모를 보이고 있다.
일본 전지훈련 중 가진 연습경기에서 가장 안정된 투구를 한 것이다. 지난달 13일 세이부전에선 1과 3분의2이닝 동안 2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 17일 SK전에선 2와 3분의 2이닝 동안 2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 19일 니혼햄전에선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1실점, 21일 삼성전에선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 22일 기아전에선 2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 등 연일 안정된 불펜의 모습을 보여줬다.
허유강은 기세를 시범경기까지 이어갔다. 지난 8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시범경기에서 9회에 등판해 삼진 2개를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막은 것이다.
일본 전훈부터 언더핸드 정대훈과 함께 김성근 감독의 관심을 받고 있는 허유강은 사실 김 감독과 남다른 인연도 갖고 있다.
성균관대 1학년 재학 시절 야구에 싫증을 느껴 방황할 때 당시 성균관대 인스트럭터로 있던 김성근 감독이 직접 전화를 걸어 만나 계속 야구를 하도록 설득한 것이다.
당시 허유강은 약속 시간보다 3시간이나 늦게 나갔지만 김성근 감독은 끝까지 약속 장소에서 기다렸고, 그 덕에 야구를 계속 해 프로에서 상위지명으로 한화에 입단까지 하게 됐다.
김성근 감독은 허유강에 대해 “지금 우리 팀에서 제일 안정돼 있다”면서 연투 능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중을 내비치기도 했다.
허유강의 1차 목표는 시범경기를 잘 치러 1군 엔트리 명단에 들어가는 것이다. 이후 또다른 목표를 만들겠다는 각오다.
김성근 감독의 전매특허인 '벌떼 마운드'의 핵심이 될 사이드암 투수로 올 시즌 허유강이 오롯이 자리잡을 수 있을 지 야구계가 주목하고 있다.
최두선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