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곳곳에 반려견과 함께 공원 이용시 주의할 점을 알리는 현수막과 푯말이 세워져 있지만 이를 지키지 않는 견주가 더 많은 실정이다. |
보라매공원이 수년 전부터 반려견과 산책하기 좋은 공원으로 소문나면서 반려견 동호회 모임장소로 인기가 좋지만, 일부 견주들이 기본적인 매너를 지키지 않으면서 일반 시민들과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9일 서구에 따르면, 장애물 하나 없이 넓은 잔디광장을 갖춘 시청 남문쪽 보라매공원은 반려견들이 뛰어놀 수 있어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많은 견주가 애완견과 함께 찾고 있다.
문제는 견주가 목줄이나 애완견 배설물 수거 등 매너를 지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본보가 지난 7일 낮 12시 30분 찾은 보라매공원은 10여 마리의 반려견이 주인과 산책을 하는 등 평화로웠다. 그러나 오후 1시 30분이 지나면서 20여 마리로 늘어났고, 어느 정도 사람이 늘어나자 광장 주변 벤치에 앉아 있던 견주들이 중앙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이들 중 일부는 반려견의 목줄을 풀고 광장에서 공놀이를 시작했다.
목줄을 풀고 광장에서 자유롭게 뛰어 노는 반려견 중에는 작은 종도 있었지만, 3~4세 어린아이 보다 더 큰 반려견도 있었다. 덩치가 큰 일부 반려견은 부모와 공원을 찾은 2살과 4살 아이에게 갑자기 달려드는 바람에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견주는 멀리서 반려견의 이름을 부르며 자신에게 오라는 명령만 반복할 뿐이었다.
반려견들의 배설물도 문제였다.
휴지와 비닐봉투를 들고 반려견이 배변을 하면 그 자리에서 치우는 견주들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견주들이 더 많이 눈에 띄었다. 광장 주변에 심어진 40여 그루의 나무 중 20여 그루에서 반려견의 배설물이 발견됐으며, 전투기 주변 등 외곽 산책로에도 곳곳에서도 배설물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이들과 공원을 찾은 A씨는 “가끔 공원에 산책하러 나오는데, 반려견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며 “아이들은 공원에서 이것 저것 만지는데, 그것이 애완견의 배설물일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서구 관계자는 “배설물 등을 안 치우면 5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되지만, 주ㆍ정차 위반처럼 바로 과태료를 부과할 수 없다”며 “질서위반행위규제법에 따라 본인이 법을 위반했다는 자인서를 받아야 하는데, 이걸 써달라고 하면 당연히 싸움이 나기 때문에 계도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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