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두고 영·호남과 달리 충청권 인사들에게만 유달리 엄격한 법 잣대를 적용한다는 볼멘소리도 터져 나온다.
우선 교육감의 경우 직선제 도입 전후 지역 교육수장들은 수차례 낙마와 재선거를 반복해야 했다. 낙마의 이유는 대부분 선거법위반과 뇌물수수 등이다.
2000년 취임한 강복환 전 충남교육감은 뇌물수수 혐의로 집행유예 형이 선고 돼 낙마했다. 1심에서 징역 2년 6월과 추징금 1100만원, 2심서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과 추징금 1000만원 선고로 교육감직에서 물러났다. 2005년 취임했던 오광록 전 대전교육감도 지방교육자치에관한법률 위반(사전선거운동) 혐의로 당선무효형이 확정돼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오 전 교육감은 1심에서 벌금 200만원, 2심서 벌금 150만원으로 감형받았으나, 결국 대법원서 당선무효형이 최정확정됐다.
2008년 첫 도민 직접투표로 재선에 성공했던 오제직 전 충남교육감은 사전선거운동 혐의 등으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되자 자진사퇴했다. 법원은 관련 혐의에 대해 벌금 1000만원을 확정 판결했다.
2010년 취임했던 김종성 전 충남교육감 역시 장학사 선발 비리에 연루돼 고개를 숙여야 했다. 김 전 교육감은 1심서 징역 8년 및 벌금 2억원과 추징금 2억 8000만원, 2심서 뇌물 부분이 무죄로 판단돼 징역 3년으로 감형됐고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았다가 항소심서 살아난 사례도 있다. 2010년 취임한 김신호 전 대전교육감은 불법선거운동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항소심(벌금 150만원→80만원)서 감형돼 구사일생으로 임기를 마쳤다.
최근 국무총리에 취임한 이완구 전 충남지사 역시 선거법 위반혐의로 재판을 받았다가 항소심(벌금 150만원→70만원)서 살아나 낙마의 위기를 넘겼다.
이같은 선거재판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지난 해 지방선거에 당선됐던 권선택 대전시장은 공직선거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혐의로 기소돼 오는 16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기소돼 1심서 무죄를 선고받은 김병우 충북교육감은 다음 달 10일 항소심 첫 재판을 받는다.
이에 반해 선거법위반 의혹을 받았던 호남권의 윤장현 광주시장과 이낙연 전남지사는 검찰조사에서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
이처럼, 충청권 인사들이 유독 재판에 휘말리다 보니 지역민들은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시민 A씨(48·서구)는 “똑같이 선거를 치르고 당선돼 선거법 위반혐의로 검찰조사를 받았는데 누구는 아무 문제없이 업무에 열중하고 누구는 재판에 넘겨졌다”면서 “이런 상황을 보면 법 잣대가 공평하게 적용되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토로했다.
김영진 지역정책포럼 공동대표(대전대 법학과 교수)는 “그래도 지역주민들이 뽑은 선출직 공무원인데 이렇게까지 하는 것은 너무하지 않나. 여러 가지 요소가 있겠지만 제 위치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이는 정치적으로 힘이 없어서 흔들리는 것이라 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홍섭 혁신자치포럼 운영위원장은 “현재 풀어야할 굵직한 지역현안들이 많은데 권 시장의 재판으로 지역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뿐더러 이로 인한 피해는 결국 시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온다”면서 “이런 사례가 반복되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불미스런 일들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시민과 사회단체, 언론 등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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