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펜스 높이는 낮고 수심이 깊은 대청교와 문의대교에 안전시설 보강이 필요하다. |
다리 위 안전펜스는 높이가 90㎝에 불과하고 대청호의 깊은 수심, 그리고 구조대가 도착하기 어려운 탓에 자살시도를 너무 쉽게 허용하는 실정이다.
지난 4일 오후 4시 40분쯤 60대 할머니가 대청댐 바로 아래 대청교에서 금강 물속으로 추락해 익사했다.
앞서 지난달 26일 오전 10시쯤에는 대청교에서 2.4㎞ 하류인 미호교에서 20대 남성이 역시 다리 아래 금강에 투신했다. 작년 4월에는 70대 남성이 대청댐 보조댐인 용호교에서, 6월에는 10대가 대청댐에서 사망사고가 있었다.
지난 해부터 최근까지 대청호 주변 대전 관내에서만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고가 10차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사고는 대청호 상류 충북 관내에서도 유사하거나 자주 발생하고 있다.
대청호를 직접 건너거나 하천 지류를 통과하는 문의ㆍ회남ㆍ장계교가 목숨을 가볍게 여기는 사고가 빈번한 실정이다.
문제는 대청호 주변의 다리가 안전시설이 부족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이들의 시도를 너무 쉽게 허용한다는 점이다. 이날 기자가 확인한 대전 대덕구와 충북 청주의 대청호 주변 다리 4개에 안전펜스 높이가 사람 허리쯤 올라오는 1m에 불과했다.
연석을 밟고 올라서면 안전펜스의 실제 높이는 80~90㎝까지 낮아졌다. 여기에 대청호가 만들어지고 수위가 올라가면서 충북지역 다리 아래의 수심이 깊은 상태고, 대청댐 하류 대전의 금강구간도 깊은 수심을 유지하는 실정이다.
최근에 만들어진 다리는 안전펜스의 높이를 1m70㎝까지 높였으나, 펜스 하단부에 쇠기둥을 가로 연결해 사다리처럼 여겨졌다. 이밖에 신탄진에서 대청댐까지 이어지는 왕복2차선 대청로에 과속방지턱 14개가 있어 구급차량 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한국수자원공사가 관리하는 다리는 높이 2m의 안전철망이 설치돼 지자체가 관리하는 다리와 대조를 이루고 있다.
대덕경찰서 생활안전과 관계자는 “다리 위 안전펜스를 보강하거나 자살 예방문구, 그리고 구조장비를 설치하도록 대전시와 충북도, 한국수자원공사에 요청하고 있다”며 “자살 시도를 너무 쉽게 허용하지 않도록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충북도로관리사업소 관계자는 “대청호 주변 다리에서 사고소식은 파악하고 있으나, 펜스를 높이는 일은 예산과 교각 안전을 두루 검토해야 할 사안으로 예산확보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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