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일부 어민 '닻자망' 불허에 발끈

자망협 반발집회서 보상요구…도·의회·영세어민 공감 못해

▲ 태안군자망협회원 90여명이 24일 충남도청 남문 주차장에서 집회를 갖고 “충남도 어로구역 편입하라” 등 구호를 외치고 있다.
내포=박갑순 기자 photopgs@

과거부터 안면도 방사능 폐기장, 허베이스피리트호 기름유출, 안면 관광지 개발 원점 등의 사건으로 떠들썩하던 태안이 또 다시 시끄럽다.

대량 꽃게잡이를 위한 '닻자망'어업을 두고 주민 간, 주민과 충남도 및 정부 간 갈등을 겪으면서다.

태안군자망협회는 24일 오전 10시 도청 남문 주차장에서 집회를 열고 “경기, 인천 및 전남은 닻자망을 허용하는 서해안에서 충남과 전북만 이를 불허하는 것은 불평등한 조치”라며 “당장 불합리한 규제를 풀고 자유로운 어업을 보장하라”고 주장했다.

90여명의 자망협회원들은 이어 “규제를 풀 수 없으면 이미 1인당 15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투자해 선박과 장비를 갖춘 만큼 이에 대한 보상과 생계 대책을 마련해 달라”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강력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자신들의 생계를 위한 목소리를 냈지만 도와 의회, 지역 어민 등 대다수의 공감은 받지 못했다.

특히 닻자망 어업은 10억원 상당의 투자금액이 필요해 소규모 연안어업에 종사하는 대다수 어민들이 감내할 수 없어 태안에서도 20여명의 어업인들만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자망 어업인들이 꽃게를 싹쓸이하다시피 하자 해양수산부는 최근 대다수 영세어민의 조업권 보장과 꽃게자원 보호를 위해 충남과 전북 연안어장에서의 닻자망 어업을 금지했다.

경기와 전남은 꽃게가 소량만 서식해 대량 포획에 대한 규제는 불필요했다.

꽃게가 얼마 잡히지 않다 보니 경제성을 이유로 어차피 자망어업인들이 활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도 및 의회 관계자는 “꽃게가 많이 나는 충남에서 닻자망 어업을 허용한다면 전국의 대형 자망 선박들이 모여들어 어류를 순식간에 고갈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미 닻자망 어업방식을 이용한 꽃게잡이 자체가 반칙성이라는 평가다.

다만 이들의 합법적 투자금 부분에 대한 대책은 세워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