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뀌는 청약·분양제도, 득될까 독될까

청약 1순위자 수 늘어나며 부동산 관심 증가 '기대' 장기적으론 분양가격 올라 기존 거래시장 위축 우려도

개편된 아파트 청약 및 분양제도 시행이 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해당 제도가 실제 부동산 시장에 득이 될 지, 독이 될 지 상황을 주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개편된 제도가 분양시장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분양가만 높이고 기존 주택 거래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 또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23일 국토부에 따르면 오는 27일부터 수도권에서 청약통장 가입 1년 이상이면 1순위 자격을 얻고 지방에서는 6개월 이상이면 1순위 자격을 취득한다. 더구나 가구주가 아닌 무주택자 역시 국민주택 청약에 참여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주택법 개정으로 오는 4월 초부터 민간택지에 건설되는 민영아파트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분양에 나설 수 있는 대상자가 늘어날 뿐 아니라 청약 1순위자 수까지 증가하다보니 봄 분양을 기다리는 투자자들의 기대감도 함께 높아진다. 건설업체로서는 분양 성공을 가늠할 수 있는 청약경쟁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생각에 아파트 공급일정 조정에 잰걸음을 걷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청약 및 분양제도 개편이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인 효과만 불러올지는 장담할 수 없다는 말에 힘이 실린다.

1순위 자격 제한을 완화하면서 분양시장을 활성화한다는 정부의 방침과 달리, 오히려 신규 분양에만 혜택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전의 경우, 도안신도시 1단계 개발 이후 주택 조성 부지가 충분치 않아 공급량이 부족한 것이지 분양시장이 위축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미 도안신도시는 입주를 마무리한 상태이며 죽동지구를 비롯해 노은지구 등 추가 아파트 분양이 단시일에 마무리된 점이 이를 증명한다.

이런 상황에서 청약 수요자가 많을 경우, 장기적으로 분양가 상승을 막아설 수 없어 서민들의 내집마련이 어려워진다는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 역시 신중하게 시장 상황을 살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최주만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대전시지부장은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긍정적인데 다만, 대전·세종 시장을 두루 살펴볼 때 이제는 큰 영향은 없을 것 같다”며 “다만, 신규 분양이 이뤄지는 지구의 경우, 각각의 개별 호재의 영향에 따라 분양 성공이 좌우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정재호 목원대 금융보험부동산학과 교수 역시 “단기적으로 신규 분양시장에만 초점을 맞추다보면 기존 주택시장이 침체될 수 있다”며 “지역에서는 제도 개편의 영향보다는 합리적인 분양가와 차별화된 주택 상품이 수요자들의 시선을 끌어 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