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70여개 지역에서 확산되고 있는 재선충병은 충남에서도 보령과 태안에서 발견되는 등 안전지대는 아니어서 행정당국의 완벽한 조기 방제가 무엇보다 중요시 된다.
23일 충남도와 환경단체 등에 따르면 도내에서는 2012년 2월24일 보령시 청라면 소양리에서 최초로 재선충병이 발견됐다.
이후 지난해까지 보령지역 150㏊에서만 480본의 소나무가 재선충병으로 고사했다. 이윽고 지난해 6월12일에는 태안군 안면읍 정당리에서도 재선충병이 발견되면서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태안 안면도 지역의 소나무는 안면송으로 불리며 고려시대부터 국가 차원의 관리를 받아왔으며, 2005년에는 FAO(세계식량농업기구)에서 우수경영산림으로 선정할 정도로 보존가치가 높다.
당시 안면도의 재선충 발생지는 군사시설내 12㏊ 상당이었으며, 총 73그루가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다행히 도내에서는 이 두 곳 외에 감염 지역이 발견되지 않고 있으며, 보령지역의 피해감염목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전국 상황은 심각하다.
1988년 10월 부산 금정산에서 처음 발생한 재선충병은 매년 피해면적이 증가해 2007년에는 55개 지역으로 번졌고, 2014년에는 제주와 서울까지 확산되는 등 올해 1월 들어서는 전국 72개 지자체로 퍼졌다. 이로 인해 고사한 소나무는 현재까지 218만그루 이상이다.
이에 환경운동단체 녹색연합은 확산 속도가 이 상태로 유지되면, 3년내 국내 소나무가 멸종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한편 재선충은 솔수염하늘소에 기생하면서 소나무, 잣나무 등에 옮겨 붙은 뒤 나무를 갉아먹어 죽게 만드는 심각한 해충이다. 1905년 일본에서 처음 발생한 재선충병은 이후 미국, 프랑스, 대만, 중국, 홍콩 등지로 퍼졌다. 일본의 재선충병은 최근 현지 소나무를 전멸 직전까지 몰아붙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도 관계자는 “치료약이 없는 재선충병은 산림청의 지시에 따라 직경 2.5㎝ 미만으로 파쇄해 임지에 흩어 뿌리고 있다”며 “이 외에도 베어낸 나무의 그루터기에 약품을 뿌린 뒤 비닐로 덮어씌우는 훈증작업과 발생지 주변 소나무 반출 금지, 항공방제 등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도는 안면도송 보호를 위해 도비 8억300만원을 투입해 예방나무주사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차량 등으로도 옮을 수 있는 재선충병의 확산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전염된 소나무를 소각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들은 도로변에서의 훈증 등 방제작업은 오히려 재선충병을 확산시킬 수도 있어 위험하다고도 주장했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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