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삽시다] 내 심장을 위협하는 '불협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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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게 삽시다] 내 심장을 위협하는 '불협화음'

심장 전기신호 이상이 '1차적 원인'… 빈맥·서맥 등 종류만 20여가지 달해 약제 처방보단 심장치료 권장 추세… 환자 가족은 심장 마사지법 익혀야

  • 승인 2015-02-23 14:07
  • 신문게재 2015-02-24 10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건강하게 삽시다] 부정맥

▲ 강기운 교수(을지대병원 심장내과)
▲ 강기운 교수(을지대병원 심장내과)
직장인 김강진(53·가명)씨는 언젠가부터 별다른 이유 없이 자주 가슴이 답답하고 어지러웠다. 일시적인 현상이려니 했으나 그치지 않고 계속되자 병원을 찾았다. 진단 결과는 심장 박동수가 분당 200회 정도를 보이는 심한 부정맥이었다. 부정맥은 일시적인 증상이라고 생각해 방치했다가는 돌연사의 위험까지 초래할 수 있는 만큼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부정맥의 원인과 예방법에 대해 을지대병원 심장내과 강기운 교수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보자. <편집자 주>

▲심실 조기수축 가장 위험=심장이 박동할 때마다 동성결절이라고 하는 특수조직에서 전기가 발생해 박동을 하는 동력을 보내는데 이 전기 자극은 특수한 전기회로를 통해 심실의 모든 부위에 퍼지고, 심실이 박동해 펌프 작용을 하게 된다. 만약 심장에서 전기 자극이 잘 만들어지지 못하거나 전기 자극의 전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규칙적인 수축이 계속되지 못해 심장 박동이 비정상적으로 빨라지거나 늦어지거나 혹은 불규칙해진다. 부정맥의 종류는 20여 가지가 넘는데 2심방 2심실로 이뤄진 심장의 어떤 곳에서 부정맥의 원인이 시작됐는지, 맥이 정상보다 빠른지 느린지에 따라 그 부정맥의 이름과 증상의 경중이 다양하다.

을지대병원 심장내과 강기운 교수는 “1분에 60~100회 정도 뛰는 맥박이 갑자기 빨라지거나, 느리게 뛰거나 혹은 불규칙적으로 뛸 때 부정맥이라고 정의한다”며 “1차적 원인은 맥박을 일으키는 심장의 전기 신호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심장질환 같은 구조적인 질환이 있을 때 주로 발생하고, 그 외에도 원인이 너무나 다양해 부정맥 종류마다 환자의 증상이 얼마나 위험한지 단정짓기 힘들다”고 말했다.

▲ 을지대병원 심장내과 강기운 교수가 부정맥 환자에게 전기생리학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 을지대병원 심장내과 강기운 교수가 부정맥 환자에게 전기생리학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부정맥 종류에 따라 치료법 다양=부정맥은 크게 맥이 빨리 뛰는 빈맥과 느리게 뛰는 서맥으로 나뉜다. 그리고 다시 심방 또는 심실위, 심실안 등 어디에서부터 발병했는지에 따라 다시 분류된다. 가장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것은 심실 조기 수축이 지속되는 심실 빈맥 혹은 심실세동이다. 말 그대로 심실에서 심장 근육의 수축이 빠르게 나타나는 증상으로 30초 이상 지속적으로 발생되거나 심실세동으로 진행하면 환자가 실신에서 돌연사까지 하는 대단히 위험한 질환이다.

심방과 심실 접합부에서 시작되는 빈맥도 심실빈맥만큼은 아니지만 위험할 수 있다. 다른 부정맥에 비해 가슴 두근거림과 가슴불편 등의 증상이 두드러진다. 대퇴부, 경정맥 또는 쇄골 근처 정맥 등을 통해 심장으로 가느다란 전기선을 넣어 전기적 신호 발생 혹은 신호 전달에 이상이 있는지를 판단하는 검사를 거쳐 약물 처방이나 전기적인 치료가 진행된다. 이밖에 동기능 부전증뿐만 아니라 심방과 심실의 전기적 신호 전달이 끊겨 맥이 느려지는 서맥 중 상태가 심각한 방실차단 부정맥은 인공 심박동기 등을 체내에 집어넣는 치료가 진행된다.

부정맥이지만 긴급한 치료를 요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심실빈맥과 달리 심방 및 심실 조기수축, 1도 방실차단 등 생명유지와 크게 상관없는 부정맥은 꼭 치료를 요하지는 않는다. 다만 치료를 할지 단순 관찰을 할지는 전문의의 판단을 따라야 한다.

▲약물치료보단 적극적인 시술을 권장=부정맥의 공통적인 증상은 두근거림, 어지러움, 호흡곤란, 흉통, 피로감 등이다. 부정맥은 건강검진을 통해 우연히 발견될 수도 있다. 그래서 많은 환자는 자신이 부정맥을 갖고 있다는 사실에 놀란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심각한 심장쇼크를 경험하기 전까지 별다른 증상이 없어서 병을 키우는 환자도 적지 않다는 뜻이다.

먼저 부정맥이 의심되면 환자는 스스로 자기의 맥을 측정해보는 것을 권유한다. 하루 동안 맥의 변화를 체크하는 24시간 심전도 검사와 운동부하 검사 등을 받는다. 하지만 부정맥은 환자의 컨디션 상태에 따라 나타나거나 잠복할 수 있어서 1회 검사로 판단하기 어렵고, 부정맥의 경중 또한 판단하기는 어렵다.

강 교수는 “일단 의료진에 의해 특별한 조치가 필요 없는 부정맥으로 판단되면 환자에게 1~2년에 한 번 정기적으로 심전도 검사를 받게 하고 귀가시킨다”며 “치료가 필요한 부정맥의 경우 약제처방과 부정맥 시술을 시행하게 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약제처방보다는 심장의 이상부위를 찾거나 치료하거나 시술이 더 권장된다. 약은 한 번 먹으면 고혈압 약처럼 평생 복용해야 하고 여성의 임신에 영향을 미치는 부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응급상황에 대비해 심장 마사지법 익혀야=부정맥의 진단을 받는다고 굳이 '금욕'을 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몇몇 증상이 심각한 케이스가 아니라면 적당한 운동과 성생활, 심하지 않은 정도의 취미생활은 괜찮다는 뜻이다. 다만 부정맥 관리에 실패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급사의 위험도 무시할 수 없어서 지나친 음주와 흡연은 당연히 피해야 한다. 또 환자가족은 응급상황에 대비해 반드시 심장 마사지법을 숙지해야 한다.

강 교수는 “의료진이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부정맥으로 진단을 했다면 일상생활을 그대로 유지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부정맥 환자라도 걷기 등으로 유산소 운동을 하고 만사 여유롭게 생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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