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 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삼성의 연습경기가 한화의 3대 2 승리로 끝났다. 경기 후 한화 선수들이 마운드 위에서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
비록 주력은 아니었지만 한화의 고질적 약점으로 꼽히는 마운드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줬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래도 주력이 처음 나선 경기에서 강팀 기아와 삼성을 잇달아 이기면서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기대도 나온다.
지난 15일 오키나와로 2차 전지훈련지를 옮긴 한화는 이틀 뒤인 17일부터 19일까지 3일 연속 연습경기를 가졌지만 3경기 모두 처참한 스코어로 대패했다. 17일 SK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선 0-7로 영봉패를 당했고, 18일 요코하마전에선 2-18, 19일 니혼햄전에선 8-19 등 단 3경기 만에 무려 44점을 내줬다. SK와의 경기에선 자칫 '노히트 노런'의 치욕적인 패배를 당할뻔 했다. 그야말로 진땀을 뺄 수 밖에 없었다.
야신 김성근 감독 부임 이후 마무리훈련부터 지금까지 혹독한 훈련을 거듭했지만 마운드는 약했고, 내야와 외야의 실책은 현재 진행형이었다. 공격도 다소 부실했다.
물론, 연습경기에 출전한 선수 대부분이 2군 또는 신인들이라는 점에서 이해할 수 있는 여지는 있다지만, 한화의 가장 큰 약점인 마운드와 수비의 전철을 밟은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오키나와에서의 4번째 연습경기에는 기다리던 '레귤러 멤버'가 나섰고, 삼성을 상대로 3-2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간판타자 김태균은 4번타자로, 용병 나이저모건은 1번타자로, 최진행은 8번타자로 나섰고, 미치 탈보트는 선발로, 우완 송은범은 8회 불펜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최진행은 2-2로 팽팽하게 이어지던 8회초 결승타를 포함해 2타점을 올리며 올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선수들은 이 경기에서 지난해 12월 위암 수술을 받은 동료 정현석의 쾌유와 그라운드 복귀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경기용 모자에 정현석의 별명인 '뭉치'라는 단어를 새기고 뛰었다.
삼성과의 승리는 3번이나 대패했지만 주력들이 나서면 충분히 해볼만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갖게 한다. 김성근 감독은 “나갈 사람이 나가니 이제 팀 같다”고 하기도 했다.
기세를 몰아 한화는 22일 일본 오키나와 킨베이스볼 스타디움에서 열린 KIA와 연습경기에서 8-5로 승리를 이어갔다. 지난 21일 삼성전 3-2 승리에 이어 연이틀 역전승을 거두었다.
하지만 5번의 연습경기는 “1군과 2군 간 기량 차이가 프로야구 구단 중 가장 크다”는 김성근 감독의 지적을 새삼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이는 다시 말하면 한화의 주전들이 부상 등으로 이탈해 공백이 생기면 이를 채워줄 백업 자원이 마땅치 않다는 약점이 그대로 노출된 것이다. 김성근 감독의 큰 고민 중 하나가 바로 이 점이다.
올 시즌 10개 구단체제로 운영되면 무려 144경기나 치러야 하는 상황인 만큼 주력들을 대체할 만한 자원을 발굴하고, 또 육성하는 게 큰 숙제로 남아 있다.
이번 시즌 한화의 성적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변수 중 하나가 바로 이 약점을 얼마나 극복하느냐라고 해도 과언이니다.
최두선 기자 cds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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