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양(57·사진)씨는 이런 고민이 많았던 평범한 가정주부였다. 그런 그녀가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는 가정생활 속 환경운동가의 삶을 살아오다 급기야 음식물 쓰레기 배출을 획기적으로 억제해 주는 환경기기를 유통하는 환경사업가가 됐다.
미생물 분해방식의 음식물 바이오 처리기를 생산·유통하는 (주)미랜의 대전지점장을 맡아 주부에서 사업가로 변신한 것이다.
“주부로 살면서 음식물 쓰레기를 버릴 때마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 배출량을 줄이는 노력을 해왔습니다. 식사 때 적정량의 밥과 반찬을 내놓고 식구들이 잔반을 없애는 습관을 키워 왔죠. 악취가 나는 음식물 쓰레기는 침출수를 고려해 냉동실에 얼려서 보관한 뒤 버리곤 했습니다.”
그는 평소 음식물쓰레기 처리기에 관심이 많았다. 직접 써보고 음식물쓰레기 배출량을 줄이는 실천에 앞장서 왔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기는 그동안 여러 방식이 나왔는 데 각각 단점이 있었습니다. 분쇄방식은 하수구에 투기돼 환경 오염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건조방식은 전기요금이 만만치 않았지요. 기존에 나온 미생물 분해방식은 음식물 처리에는 효과가 컸지만 침출수를 처리하기 위해 실내가 아닌 주방 바깥에 설치해야 하는 단점이 있었어요.”
소비자로서 이런 고민을 하던 그는 침출수가 아예 발생하지 않는 미생물 분해방식의 처리기가 나왔다는 소식에 반가운 마음으로 구입해 써 보고는 기뻐했다. “이 기기를 써보니 주부로서 가져온 고민이 한방에 날아가더군요. 침출수가 나오지 않고 악취와 환경오염도 없는데다 설치시공비와 추가비용이 없어 주부들에게 매력적이었어요. 아예 사업을 통해 가정과 음식점에 보급해야겠다고 생각했지요.”
그가 사업에 뛰어든 이유다. 그는“사업 이윤을 떠나 각 가정과 음식점에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의 보급을 장려해 음식물 쓰레기 배출을 억제하는 것이 환경보호의 시발점이라고 본다”며 “전국 많은 지자체가 정책적으로 보조금을 지원해 가정과 음식점에 보급하고 있는 만큼 대전의 지자체도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전시내 음식물쓰레기 배출 제로화가 제 꿈이에요. 사업으로 성공하면 노인정 등 소외시설에 기기를 무료 보급해 주고 싶습니다.” 음식물쓰레기를 줄이려는 주부의 소박한 꿈을 사업화해 나가는 그의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김덕기 기자 dg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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