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얼굴조차 구분하기 어려운 CCTV가 도심 속에 방치된 가운데 실제 CCTV의 기술력은 실로 놀라울 속도로 변화를 거듭해왔다. 다만, CCTV의 고도화 개선을 위한 비용 부담이 큰 만큼 보다 효율적인 CCTV 기능 개선 및 관리 대안이 요구된다.
22일 경찰청에 따르면 전국 방범용 CCTV(2014년 12월 기준) 12만3710대 가운데 100만화소 미만은 36.2%인 것으로 조사됐다.
방범용이긴 하지만 3대 중 1대의 CCTV는 실제 범죄 수사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와 달리, CCTV업계는 빠른 기술적 변화를 보여왔다. 단순 화소수를 높이는 개념을 벗어나 지능형 영상분석이 가능한 기술이 이미 개발됐다.
200만화소를 넘는 화질과 적외선 탐지기능으로 실제 상황에 대한 영상정보를 수집한 뒤 이를 배경과 객체로 나누는 기술로 분류해 영상의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영상에 기록된 객체를 사람과 사물로도 분류가 가능하다.
연속되는 영상을 토대로 추적 대상의 이동경로를 통해 그 특징까지 유출해낼 수도 있다.
이 같은 기능은 영상의 밝기 차이를 계산해내는 과거의 기술 흐름과는 구조부터가 다르다.
그러나 고도화된 CCTV를 도시에 모두 설치하기에는 비용 부담이 크다.
통상적으로 기존의 CCTV를 고화질로 교체하려면 250만원가량이 소요되며 신규는 최대 2000만원까지 비용을 들여야 한다.
대전에서는 서구가 40만 화소대 CCTV를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보다 다량 보유하고 있다. 주민 안전을 위해 가장 먼저 신속하게 방범용 CCTV 설치에 나섰지만 기술 변화 속에서 이제는 저화질의 CCTV가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그렇다고 CCTV를 고화질로 바꾸기엔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
CCTV를 추가 설치하고 높은 화소로 화질을 높이는 것만 상책이 아니다.
신규로 설치할 때 발생하는 비용은 정부와 시가 분담하지만 운영비용은 고스란히 시가 떠안아야 하는 문제가 있다. 회선료를 비롯해 전기료 등에 자치구는 해마다 5억원가량의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서버비용은 CCTV가 추가 증설될 때마다 급증하지만 이마저도 자체 예산으로 충당해야 한다. 이렇다보니 지자체 입장에선 안전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해 해마다 추가 설치하는 CCTV가 마냥 달갑지만은 않다.
한 시민은 “CCTV의 대수를 무조건 확대하기보다는 좋은 성능의 CCTV를 적재적소에 설치하고 도시의 구조적인 개선을 통해 사각지대를 줄여나가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방범업계 한 전문가는 “CCTV가 도시에 어떠한 위험을 예방하고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는 지부터 잘 따져야 할 것”이라며 “일률적으로 화질만 높이는 개선작업이 아닌, 때와 장소에 맞는 맞춤형 기능이 탑재된 CCTV와 도시 네트워크 등을 조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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