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자치단체는 시민의 안전을 담보로 사생활 침해논란을 차치하고라도, 도심 곳곳에 CCTV를 설치해놓았지만 갈수록 노후화된 설비 탓에 안전 사각지대만을 낳고 있다. 안전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안전도시를 구축하기 위해 이제라도 CCTV의 고도화 조치 등 도시안전 디자인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22일 대전시 CCTV통합관제센터에 따르면 현재 자체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CCTV는 3482대에 달한다. 초등학교 1260대와 도심 내(방범용) 2222대 등이다.
이 가운데 80%가량의 CCTV는 130만 화소의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화소수가 예전 구식 CCTV(40만 화소)보다는 높다. 이들 상당수에는 적외선 카메라까지 장착돼 있다.
2222대의 방범용 CCTV로는 도심 곳곳의 안전 위협요소를 살펴보기 어려운 만큼 시는 올해 105대를 국비와 시비를 통해 추가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더구나 상당수 방범용 CCTV는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360도 회전식 방식으로 구축돼 있어 1분 이내에 사방을 비출 수가 있다.
시에서 운영하고 있는 방범용 CCTV의 경우, 상당수 야간 적외선 카메라까지 장착됐다고 하지만 실제 한계가 있다. 야간에도 기존의 빛에 의존해야 하는 CCTV의 특성 상, 사물이나 사람을 제대로 분간하기는 어렵다. CCTV통합관제센터에서도 CCTV가 설치된 지역에 대해서는 실시간 감시까지 하고 있지만 움직이는 사물을 구분하기는 기술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반응이다.
통합관제센터 한 관계자는 “CCTV가 기존의 빛에 의존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야간에 주변 가로등의 세기 정도에 따라 사물을 인식할 수 있는 여부가 달라진다”며 “가로등 위치와 불빛 방향을 감안해 최대한 CCTV를 설치·운영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더구나 LED등으로 개조한 차량은 자체 불빛이 강해 고화질의 CCTV라도 차량 번호판을 담아낼 수 없는 등 아직도 기술적인 틈이 존재한다.
도심 외곽의 문제도 심각하다.
금강의 상황을 살피는 금강홍수통제소에 있는 CCTV는 모두 아날로그 방식으로 알려진다. 40만화소급 정도의 화질로 금강을 살피고 있어 노후화가 심각한 수준이다.
금강에 설치된 CCTV 39대 중 20대는 수위표용 CCTV다. 이 중 12대에만 적외선 카메라 기능이 있을 뿐 나머지는 이마저도 설비돼 있지 않다.
기술적인 한계는 시민들을 그대로 위험에 노출시킨다. 주택을 건설하고 기반시설을 확충하는 등 도시개발과 함께 도시안전 디자인의 도입이 절실하다. 도시의 다양한 위험요소에 대한 부족한 정보를 최대한 수집하고 시민들의 생활패턴에 맞춘 안전 디자인이 도시에 접목돼야 효율적인 안전관리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형복 대전발전연구원 도시디자인센터장은 “도시를 바라볼 때 부분적인 안전사고 위험을 살필 것이 아니라 도시개발과 안전이라는 개념을 도시 전체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