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대전물총대전'을 주관한 20대 비영리단체 DISG(대전국제교류단체, Daejeon International Social Party)의 공동대표 중 한명인 원준연(27ㆍ충남대 영문과·사진)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원 대표는 물총축제가 화제가 됐던데 대해 “스페인 토마토 축제처럼 물총축제를 대전의 명물로 만들어보고 싶었다”며 “은행동, 원도심은 대전의 상징이다. 축제를 통해 원도심 활성화에 도움이 되기를 바랐던 마음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 대표는 DISG에 대해 “2012년 학교 앞 영어학원에서 강사로 근무하다, 서울에는 외국인과 함께 하는 파티가 많은데 대전에는 왜 없는지를 고민했다. 대전에 외국인들이 많아도 그들끼리만 노는 모습을 보며 외국인들이 자연스럽게 한국인 친구들을 만나고 자연스럽게 한국문화에 익숙해지도록 돕고 싶었다”며 “초등학교 때부터 7년간 미국 캘리포니아로 이민을 갔다 돌아온 경험 덕분에 외국인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던 것도 한몫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우리가 한번 만들어보자는 마음'에 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쳤던 제자와 함께 만든 것이 DISG라는 것. 당시 제자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강은석(26ㆍ천안 한기대 컴퓨터공학과)씨다.
20대 두 청년의 패기만으로 시작했지만 DISG는 다양한 사업들을 알차게 벌여왔다. 지난해 '물총축제'와 '국제벼룩시장' 등의 이벤트성 행사로 화제를 모았고 2012년부터 언어교류 모임과 파티행사를 정기개최하고 있다.
주 1회 여는 언어교류모임은 입소문이 나면서 단골이 늘었고 그 사이 국제커플도 탄생했다.
월 1회 여는 파티도 성황을 이루고 있다. 다음달 중순쯤 25번째 파티를 열 계획이라는 원 대표는 “첫 파티에는 20여명 정도 왔는데 이제는 매회 200여명이 찾는다. 싱가포르에서까지 외국인이 일부러 찾아왔을 때는 보람도 컸다”고 말했다.
이어 원 대표는 “DISG가 대전지역의 외국인 사이에 일종의 커뮤니티와 같은 역할을 하다보니, 이런 모임을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며 “외국인들에게 대전을 알리고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어서 보람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비영리단체다보니 운영이 쉽지만은 않다. 물총축제 같은 이벤트성 행사에는 비용도 적지 않게 들어가기에 기관이나 단체의 후원이 절실하다.
원 대표는 “DISG 활동을 물질적 이익을 바라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행사를 하려다 보면 주변의 도움이 절실하다. 물총축제도 대전을 알리고 원도심을 활성화하는 기회였기에 주변 상인분들이나 관계기관에서 적극 후원해주실 줄 알았지만 '취지는 좋은데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하느냐'며 주저하는 반응이 더 컸다. 벼룩시장을 할 때도 관공서에서는 시큰둥한 반응이었다”며 “공공기관 관계자분들이 좀 더 관심을 가져주고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원 대표는 “25일 졸업식을 앞두고 취업이라든지 진로문제에 고민이 많다”면서도 “취업을 하더라도 DISG 활동은 꾸준히 하고 싶고 여력이 되면 언어교류모임은 일주일에 두 번으로 늘리고 싶다”는 말로 DISG에 대한 깊은 애정을 표했다.
김의화 기자 joongdonews1951@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