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전규 취재2부 경제2팀장 |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는 지난달 새누리당 원내대표 시절 당시 '연말정산 파동'을 논의하는 긴급 당정협의 자리에서 이같이 말해 눈길을 끈 바 있다.
이는 국민이 최고라는 얘기로 들린다. 다시 말해 국민들이 원하는대로 해 줘야 한다는 뜻이다.
KTX 호남선 운영계획이 그렇다. 정부가 발표한 KTX 호남선 운영계획은 대다수 국민이 원하는 방안이 아니다.
상황은 이랬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5일 밤늦게 급작스럽게 KTX 호남고속철도 운영계획을 발표했다.
오는 4월 계통예정인 KTX 호남선이 서대전역을 거치지 않고 광주로 직행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여기에 KTX가 경유하지 않는 서대전과 계룡ㆍ논산 지역민의 편의를 위해 용산~서대전~계룡~논산을 거쳐 익산이 종점인 별도의 KTX가 운행된다고 밝혔다. 대전에서 호남지역을 갈 때 익산역에서 환승하라는 것이다.
정부 발표를 앞두고 KTX 호남선 관련해 충청권과 호남권의 갈등이 한동안 고조된 가운데, 결과적으로 충청인의 참패였다.
이는 대전시민들의 입장에서는 납득이 가지 않는 결정으로, 정치권이 개입된 명백한 '정치철도'로 판단된다. 호남선 이용객의 약 30%가 서대전역을 이용하지 않는가. 정작 정부는 빨리 달리는 텅빈 KTX를 운영하겠다는 말인가.
일부 KTX는 서대전역을 경유할 것으로 짐작했던 코레일 역시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정책 결정이었다. 주관 부처인 국토부는 충청과 호남지역 '국토분열'의 원인제공에 한몫을 톡톡히 한 셈이다.
그러나 정부의 이같은 결정에도 한가닥 희망의 불씨는 살아 있다. KTX 호남선 관련, 이용객 불편 등 추후 상황에 따라 정책 결정은 수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잘못된 정부 정책은 언제든 개선될 수 있다. 정부도 국민을 이기지는 못한다는 얘기다. '우는 아이 떡 하나 더 준다'는 말이 있다. 충청인들이 응집력을 발휘해 'KTX 호남선 서대전역 경유 배제'의 문제점을 정부에 건의하면, 정부의 정책은 수정·보완을 통해 개선될 수 있다고 본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지역 정치권과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 정치권과 지자체의 응집력 있는 행보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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