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현안사업들이 가시밭길을 걸으면서 부실한 행정력 논란이 계속되는 반면, 경제·일자리 분야 집중에 이어 도시·건축 개혁과 유착 의혹을 받아온 기술직 공무원 인사의 대대적 개편 등 '혹평과 호평'이 맞물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재판과 그에 따른 공직사회와 여론 분열 등에 대한 책임론은 여전히 민선 6기의 발목을 잡고 있어 민심이 어떤 평가를 할지 주목된다.
올 들어 대전시를 괴롭히는 현안사업은 사이언스 콤플렉스 조성과 KTX 호남고속철도 서대전역 경유다.
500억 원을 지원하겠다던 미래창조과학부가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서 콤플렉스 사업은 변질되기 시작했다. 결국, 미래부의 꼼수와 대전시의 굴욕 협상, 그에 따른 (주)신세계 컨소시엄을 위한 유통상업시설 전락과 과학기술공제회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여전히 '협상 진행 중'이다.
KTX 호남고속철도도 일단 대전과 호남을 단절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주말 기준 하루 18대가 서대전역을 지나지만, 익산까지만 간다. KTX를 타고 광주에 가려면 익산에서 갈아타야 한다.
공약이 무산됐지만, 권 시장은 '서대전역 경유를 지켜냈다는 점'을 강조하며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역적, 정치적 갈등이 우려된다는 점을 내세우며 '양반식'으로 접근한 대처방식을 두고 아직도 말들이 많다.
물론, 눈에 띄는 변화도 많다. 기업유치와 일자리 창출 등 경제분야는 연초부처 강세를 보이고 있다.
시청과 5개 구청 사무관 이하로 구성된 396명(1월 기준)의 기업도우미 활동과 하소산업단지, 평촌산업단지, 장대첨단산업단지 등 6개 지구 204만㎡에 달하는 산업단지 조성, 전국 최초로 33개 기관이 참여한 대전시 일자리창출 범시민협의회 출범 등은 지켜볼 만한 사업들이다.
도시·건축 분야 관행 철폐도 주목할만하다. 심의 과정에서 법적 근거없이 사업자의 부담을 가중시켰던 '관계부서 협의'와 '협의의견 반영' 폐지는 전국 최초로 시행하는 점에서 상당히 관심을 끈다. 심의위원의 근거없는 발목잡기를 차단하기 위한 심의 '1회 통과와 각종 규제 완화·개선, 인·허가 과정 50% 감축 등의 개혁방안도 마찬가지다. 공직사회와 교수 중심으로 구성된 각종 심의위원회 등의 관행과 기득권을 폐지한 반면, 건설 관련 업계의 오랜 걸림돌을 제거할 정책으로 꼽히고 있다.
기술직 공무원 인사 개편도 이런 맥락이다. 특정 분야에 장기 근무하면서 업계와의 유착 비리의혹이 끊이지 않았던 건설본부와 상수도사업본부 등 특정부서 기술직들을 대대적으로 물갈이하는 쇄신을 단행했다.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전례없는 대규모 인사라는 점에서 일단 평가는 긍정적이다.
시 고위 관계자는 “현안사업 부실대처는 일부 인정할 수 있지만, 중앙부처가 키를 쥐고 있어 접근하는데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아무래도 발목이 잡혀 활동에 제약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현재 안팎으로 가장 중요한 건 재판 결과”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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