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의 KTX 호남고속철도 정책 결정에 대해, 충청권의 반응은 각양각색이다.
우선, 대전시는 '아쉬움'으로 표현했다. 권선택 대전시장은 국토교통부의 기습적인 발표와 관련한 지난 6일 기자회견에서, “가장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코레일의 대안이 채택되지 않아 매우 아쉽다”고 밝혔다.
권 시장은 “지금까지 발표된 내용만 보고 판단할 때, 서대전역 경유를 일부 지킨 점은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다만, 용산-서대전-호남이 직행이 아닌 환승이라 대전의 50만 호남 출향인의 불편이 불가피하고, 충청과 호남의 상생발전에도 장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호남고속철도 운행상황을 지켜보면서 앞으로 호남선 KTX의 운영계획에 재조정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수서발 고속철도 개통에 맞춰 그 시점에 조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존 호남선의 굴곡이 심하다. 노선 개량 통한 직선화 사업이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에 포함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의 기습 발표와 관련, 권 시장은 “이례적이고 급작스럽다. 어제 자정쯤 국토부 차관이 돌발사유가 발생했다는 전화를 했다”고 말했다.
세종시는 입장 발표를 유보했다. 충북 오송역과 공주역, 서대전역 등과 모두 가깝다는 지리적 특성상 전혀 연관없는 도시로 보긴 어렵지만, 논란이 증폭된 상황에서 별도의 입장 발표에는 난색을 보였다.
지난해 초 '2030 도시 기본계획' 발표 과정에서 드러난 KTX 세종역 설치를 놓고, 충북도와 한 차례 마찰을 겪었던 터라 더욱 그렇다. 충북도와는 서울~세종 고속도로 신설을 놓고도 첨예한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어, 당장 급하지 않은 현안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다.
세종시 관계자는 “여러모로 딜레마가 있다. 호남선 KTX 노선이 금남면을 관통하지만, 별도 의견을 내는 게 적절치 않다”면서도 “도시발전과 상징성을 고려할 때, 세종역 설치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속을 챙긴 충남도는 표정관리 중이다. 계룡대와 논산훈련소를 내세우며 요구했던 계룡역과 논산역 정차 목적을 달성한데다, 호남고속철 신설 노선의 경유역인 공주역 활성화까지 모두 이뤄낸 셈이다.
충남은 허허벌판인 공주역과 공주시청, 계룡, 논산, 부여, 청양 등 인근 지역을 잇는 도로를 정비ㆍ건설하고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과 연계해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무엇보다 호남고속철도의 공주역 정차를 총 운행횟수 절반인 34회 이상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충남도 관계자는 “계룡, 논산과 연계한 공주역 활성화로 도민의 불편이 없도록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충북도는 환영했다. 설문식 충북도 정무부지사는 지난 6일 브리핑을 통해, “현재의 호남선 운행 횟수가 주말 기준 총 62회에서 앞으로 86회(KTX 전용선 68회, 서대전 18회)로 24회 늘어 오송역은 분기역으로서 기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KTX가 전용선을 운행하고 서대전~논산에는 별도의 KTX를 운행하겠다는 국토부 계획은 고속 기능에 충실하면서도 서대전권역 주민의 입장을 동시에 살리는 대책”이라고 평가했다.
본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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