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의 기대를 배제한 정부의 결정 배경으로 호남의 압박이 제기됨에 따라 지역 정치권 역량이 도마위에 오른 이유에서다.
지역 정치권은 국토부의 미경유 결정에 대해 충청과 호남의 교류가 단절되고, 상생발전의 흐름을 저해할 것이라며 반대 입장에 한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사태의 원인에 대한 여야의 해석은 달랐다. 이는 정치적 책임을 상대방에게 전가시켜 내년 총선에서 정치적 쟁점으로서 주도권 다툼을 펼치려는 전략으로 관측된다.
우선, 새누리당은 정부의 결정을 두고 호남권의 집단적 지역이기주의에 의한 정치적 부작용 탓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 대전시당은 지난 6일 논평을 통해 “정부의 결정은 당초 계획안의 축소는 고사하고 아예 백지화된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경제성과 편의성은 철저히 배제된 채 새정치연합 소속 호남권 광역단체장과 국회의원, 당대표 후보까지 가세한 정치권의 힘의 논리가 작용했음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려했던 대로 대전권과 호남권이 사실상 단절됐고, 호남을 찾는 사업가, 출향인 등 적지 않은 대전시민들이 큰 불편을 감내할 수 밖에 없게 됐다”며 “두 지역간 상생과 발전을 도모할 수 있었던 호기를 날려버린 역사적 과오에 대해 '서대전역 경유 반대 세력들'은 분명히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사태의 책임을 국토교통부와 코레일에 돌렸다.
새정치연합 대전시당은 지난 6일 논평에서 “승객수요에 합당한 서대전역 경유를 바란 대전시민의 열의와 노력에 한 참 미치지 못한 대단히 미흡하고 아쉬운 결정”이라며 “사전 조정능력없이 오히려 양 지역 간 갈등을 유발·방관한 국토부와 코레일의 행위는 매우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또 “양 지역간 표출된 이견을 그대로 노선에 반영한 국토부의 무책임한 행정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국토부와 코레일은 추후에라도 서대전~익산 선로 직선화 등 선형개선을 통해 충청과 호남의 연계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전지역 국회의원들은 10일 서울에서의 충청권 광역단체장 및 국회의원 회동에서 정부의 호남고속철의 서대전역 미경유 방침을 두고 공방을 펼칠 것으로 점쳐진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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