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족지원봉사단(이하 봉사단) 김남숙<사진> 단장은 결혼이주여성들을 '맏언니'처럼 물심양면으로 돕고 있다. 정기적으로 대전·충남지역의 다문화가정을 탐방, 삶의 모습을 직접 살펴보고 고충을 해결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3년과 지난해 64가정을 직접 찾아갔다.
집까지 찾아가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김 단장은 “시부모님까지 3대가 함께 사는 집에 찾아가면 시부모님이 펑펑 운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했다. 한 집에 사는 시부모와 결혼이주여성과 남편, 아이들을 만나보면 그들의 현실을 더 잘 이해하게 되고 마음속에 쌓인 각각의 고민까지 들어볼 수 있다는 것이다.
공주의 한 가정을 방문했을 때는 남편의 건강상태가 너무도 좋지 않아 보여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아보도록 했지만 끝내 숨졌기에 봉사단이 남편의 장례식까지 도왔던 일을 잊을 수 없다고 한다.
또한 봉사단은 다문화가족노래자랑과 다문화가족 한국요리 실습, 다문화가족 자녀들을 위한 장학금 후원 등도 적극 펼치고 있다. 일년에 한번씩 여는 다문화가족노래자랑은 예선전까지 치를 만큼 인기가 높다. 다양한 상품이 제공되며 1등에겐 친정행 비행기 왕복표가 지급된다. 김 단장은 “노래자랑도, 요리실습도 결혼이주여성들이 즐겁게 우리말과 우리문화를 익혔으면 하는 바람에서 시작하게 됐다”며 “다양한 공개행사에 참여하는 가운데 결혼이주여성들의 자신감까지도 살릴 수 있어서 더욱 보람있다”고 덧붙였다.
김 단장은 결혼이주여성을 돕기 전부터도 중증 장애인 봉사, 무료 급식봉사 등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세 딸과 봉사현장에 동행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김 단장은 “건강이 나빠서 매일이다시피 병원신세를 져야했다. 그러다보니 딸들에게 아픈 엄마의 모습밖에 보여줄게 없었다. 그래서 봉사를 갈 때 지금은 20대인 세 딸이 초등학생일 때부터 함께 데리고 다녔다”고 설명했다.
“형편이 어려운 할머니들께 김장김치를 가져다드리면 할머니들이 고개가 땅에 닿을 만큼 '고맙다'고 인사를 하시는데 아이들이 그걸 보면서 많이 성장하는 걸 느낄 수 있었다”는 김 단장은 아이들이 반찬투정을 하면 무료급식 봉사를 가고, 단독주택이라 춥고 불편하다고 하면 대전역 쪽방촌에 봉사를 다녀왔다고 한다.
“아이들을 위해서는 여행도 좋지만 봉사를 함께 하는 것이 참 좋다”는 김 단장은 “봉사활동이 아이들에게 큰 도움이 됐다. 그 덕분인지 세 딸도 크게 속 썩이지 않고 반듯하게 자라줘서 고맙다”고 덧붙였다.
또 봉사단을 위해 후원해 주는 이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도 빼놓지 않았다. 김 단장은 “얼굴을 알리기보다 정말로 봉사가 좋아서 함께 해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린다. 일일이 다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대전지방국세청 손남수 조사1국장을 포함해 많은 분들의 후원이 있었기에 봉사단을 이끌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혼자는 힘들지만 함께 해주시는 분들이 계시기에 가능한 일이 많다”는 김 단장은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다문화대안학교가 최종목표”라는 말로 봉사단 활동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한편 다문화가족지원봉사단은 2013년 설립됐고, 현재 100여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회원 중 40% 정도가 결혼이주여성이다.
김의화 기자 joongdonews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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