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외환은행 통합, 법원서 제동

외환銀 노조 제기 가처분 소송 받아들여져 6월 30일까지 합병예비인가 등 진행 못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에 제동이 걸렸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4일 하나금융지주에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 통합을 중단하라는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 지난달 하나금융지주가 금융위원회에 하나·외환은행 합병 예비인가를 신청한데 대해 외한은행 노조가 제기한 합병 절차 중지 가처분 소송이 받아들여진 것이다.

당초 지난달 하나금융지주가 금융위원회에 합병 예비인가를 신청, 이르면 오는 3월 중 하나·외환 은행이 합병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법원이 사실상 외화은행 노조의 손을 들어줘 하나금융지주는 오는 6월 30일까지 두 은행의 합병 예비인가나 주주총회 개최 등을 진행할 수 없게 됐다.

하나금융지주는 2012년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금융노조에 최소 5년간 외환은행 독립법인을 유지하는데 합의했었다. 당시 합의서(2·17 합의서)에 따르면 적어도 합병 논의는 오는 2017년 이후에나 가능하다.

하지만 최근 하나은행 금융지주는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시간을 지체하다가는 경쟁력이 약화되고 조직 내 혼란이 커진다”며 조기 합병을 추진했다.

더욱이 금융위가 이를 묵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외환은행 노조의 반발을 샀다.

하나금융 지주 김정태 회장도 지난 2일 베이징에서 열린 '하나은행유한공사' 출범식 기자회견에서 통합에서 노조와의 합의는 배제하겠다며 선을 그은 상태다.

이에 외환은행 노조는 다음날 3일부터 청와대 앞 1인 시위를 시작했다.

한편 김정태 회장은 지난 3일 서울 다동 예금보험공사에서 열린 '2015년 범금융회 대토론회'에서 “모든 일(통합)은 (금융위원회) 승인을 받고서 진행하겠다”며 “통합기일을 오는 4월 1일로 연기했지만 통합이 안 되면 계속 연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