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시장 포럼' 설립 관계자, 증언거부권 놓고 ‘법리공방’

검찰-변호사 첨예… 포럼이사장 “주요회원 선거캠프 옮겨갔다”

권선택 대전시장의 선거법위반 사건 재판에서 '포럼'설립에 관여한 핵심 관계자의 증언거부권 행사를 놓고 법리 공방을 벌였다. 검찰은 '증인이 기소되지 않았고 위법수집 증거라는 이유로 증언거부권 행사하는 것은 적법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반면, 변호인은 '증인이 포럼 설립에 관여돼 있기 때문에 처벌받을 수 있고 증언 거부는 타당하다'고 반박했다.

대전지법 제17형사부(재판장 송경호)는 2일 공직선거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혐의로 기소된 권선택 대전시장 등 5명에 대한 재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선 대전미래경제연구포럼 설립 기획자로 알려진 김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씨는 검찰의 증인신문에 대해 “본인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고 증거수집이 위법하기 때문에 증언을 거부하겠다”고 진술했다.

그러자 재판부는 “선거사범 공소시효가 이미 만료됐기 때문에 본인은 처벌받지 않는다”면서 “또 증거수집이 위법하다고 해서 증언거부 사유가 되지 않는다”며 증언거부권 행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피고인 측 여운철 변호사는 형사소송법을 예로 들며 “증인이 다른 피고인들과 깊숙히 관여돼 있어서 공소시효가 완성됐다고 볼 수 없다”며 증언거부권 행사가 타당함을 주장했다.

권 시장 측 송우철 변호사도 “검찰이 포럼 활동을 정치활동으로 보지 않고 선거운동으로 보는 상황에서 증인이 처벌받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반면, 검찰은 “증인 김씨에 대해 피고인 조사를 하지 않았고 공범 여부도 판단하지 않았다. 증언거부권은 납득되지 않는다”며 “그렇게 되면 모든 포럼 관계자들이 증언 거부해도 타당한 것이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어 “증인이 위법수집 증거라고 해서 증언 거부하는 것은 사전에 피고인 측 변호인과 입을 맞춘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결국, 검찰의 각각 신문내용에 대해 재판부가 판단해 진행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포럼 관련 핵심 증인이 거의 모든 신문에 증언거부권을 행사하자 검찰이 수세에 몰리는 형국이 됐다. 이는 권 시장의 직접적 혐의인 포럼 설립을 통한 유사선거기구 설립과 사전선거운동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선 김씨의 법정 증언이 무엇보다 중요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검찰 증인인 포럼 이사장 황모씨는 '경제투어, 전통시장 방문, 세미나 등을 제외한 활동이 있느냐'는 신문에 “그외 학술연구는 따로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또 “포럼 주요 회원들이 선거캠프로 옮겨간 것은 맞다. 선거캠프 구성 이후 포럼 활동 등 구체적 행사가 없었다”고 진술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