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공연구노조 KAIST 지부는 비전문가를 감사에 앉히는 것이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인데다 KAIST 이사회가 정부의 거수기 역할을 하고 있다며 감사실 개혁을 촉구하고 있다.
2일 KAIST와 노조 등에 따르면 KAIST 이사회는 지난달 30일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임시이사회를 열고 김학민(65) 한국기계연구원 부설 재료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을 신임 감사로 선임했다.
KAIST는 공모를 통한 감사후보선임위원회 심사, 이사회 의결을 거쳤고 미래부 장관 승인까지 받는 등 공식 절차에 따라 선임했다는 설명이다.
김 신임 감사의 임기는 오는 2018년 1월 29일까지 3년간이다. 청주 출신인 김 신임 감사는 경기고,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카네기멜론대에서 금속재료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기계연구원 재료기술부장, 재료기술연구소장, 재료연구소장 등을 역임한 뒤 정년퇴직해 기계연 부설 재료연구소 전문연구위원으로 재직했다.
이에 대해 KAIST 노조는 김 신임 감사의 임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형식적인 공모(公募) 절차를 거쳤을 뿐 사전 각본대로 내정된 공모(共謀)가 진행됐다는 것이다. 또 감사업무와 상관없는 비전문가가 선임된 만큼 감사실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감사 기능은 회계분야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신임 감사 임명자는 이와 무관하다는 이유에서다.
KAIST 김세동 노조지부장은 “정치권의 줄을 댄 인사가 낙하산으로 내려온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KAIST 이사회가 정치권의 거수기 역할에 불과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독립적 기관인 감사실의 견제 기능이 없어 이전부터 여러 부작용이 불거져 왔다”며 “신임 감사의 임명 철회 촉구와 맞물려 감사실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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