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충북, 호남 등에선 시·도지사는 물론 경제계, 시민단체까지 핏대를 세우며 총력전을 펴고 있지만, 충남도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된 지 오래다.
일각에선 계룡역과 논산역 활성화가 최우선인 도 입장에선 서대전역 경유 편수를 늘리자는 대전시 주장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오는 3월 개통하는 호남고속철 KTX 관련 충남도는 계룡역과 논산역 이용객의 불편함이 없도록 하는 것이 지상과제다.
도는 이같은 의견을 지난 국토부에서 열린 충청권, 호남권 지자체 관계자 회의에서 표명했다.
계룡역과 논산역의 1일 이용객은 각각 2500~2600명 가량으로 추산되고 있다. 두 지역은 3군 본부와 육군훈련소 등이 있는 우리나라 국방의 메카로 군인과 면회객 철도이용이 많아 KTX 정차가 필수적이라는 논리다. 도는 기존노선인 서대전역 경유 편수를 최대한 늘리자는 대전시 주장이 내심 반갑다.
서대전역을 거쳐 계룡역과 논산역에도 KTX가 정차했을 때 지역 발전을 견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쯤 되면 충남에서 대전 정치권과 경제계 주장에 동조하는 성명서를 뒷전으로 미뤄놓은 것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할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도가 서대전역 경유를 주장하는 대전시의 주장에 지원사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논산역과 계룡역을 활성화하는 데도 이같은 방안이 훨씬 이롭기 때문이다.
공주역의 경우 연계도로망 확충 등 활성화 방안을 찾는 데 중앙정부와 공조해 나가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도는 드러내놓고 어느 한 쪽을 편들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논란 속 호남고속철도 개통 연기 소식이 전해졌다. 국토교통부 여형규 2차관은 27일 “오송에서 광주 송정을 잇는 호남고속철도 개통 시점이 애초 발표된 3월에서 4월 초쯤으로 늦춰졌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지난 15일 호남고속철도 시승 행사에서 개통 시기를 3월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서대전역 경유 문제를 두고 대전과 호남이 마찰을 빚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하고 있는 가운데, 사실상 확정된 서대전역 경유 노선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여 차관은 “최대한 빨리 운행계획을 확정할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한 가운데, “하지만 현재 지자체간 첨예한 이해관계가 상충하고 있어, 이달 중 결정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내포=강제일·세종=이희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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