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대한건설협회 대전시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대전지역에 등록된 일반건설업체는 182곳에 그쳤다. 이는 214곳이었던 전년 대비 32곳이 줄어든 규모다.
이와 달리, 세종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216곳이 등록된 상태다. 지난해부터 세종지역에 등록된 일반건설업체가 대전지역 업체수를 넘어서는 등 역전현상을 빚었다.
이는 그동안 공사 수주 물량을 찾아 대전에서 세종으로 건설업체가 이전하는 등 '탈 대전' 현상 탓이라는 게 지역건설업계의 시각이다.
대전지역 건설업체중 세종시로 적을 옮긴 업체는 2013년 25개사에서 지난해 34개사로 급증했다. 2년 사이 전체 3분의 1가량의 업체가 세종시로 떠났지만 세종에서 대전으로 들어온 업체는 절반도 되지 않는 27개에 불과했다.
대전에서는 이렇다 할 공사물량을 찾을 수 없기 때문에 소규모라도 꾸준히 수요가 발생하는 세종이 더 낫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러나 건설업체의 탈 대전 현상으로 대전에서는 오히려 지역 건설업체가 기존의 공사를 수주하지도 못하고 외지 업체에 공사물량을 잠식당하는 사태를 맞게 됐다.
지난해 대전지역 건축공사 착공신고(신·증축) 현황을 보면, 279건 연면적 80만8196㎡의 공사가 착공됐다. 이는 전년 대비 17건이 줄긴 했지만 연면적으로 볼 때엔 7만4994㎡(10.2%)가 늘었다.
물량은 다소 늘었지만 대전지역에 있던 향토기업들이 공사를 수주한 규모는 135건, 연면적 31만6964㎡(39.2%)에 불과했다. 반면, 외지업체들이 대전에서 착공한 규모는 144건, 연면적 49만1232㎡(60.8%)에 달했다.
전년과 비교해 상반된 결과를 보인다. 2013년의 경우, 지역업체가 199건, 연면적 47만7171㎡(65.1%)인 반면, 외지업체는 97건, 연면적 25만6031㎡(34.9%)에 그쳤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역 내 대규모 공사까지 외지업체가 싹쓸이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대전지역 내 연면적 1만㎡이상 공사 착공현황에서 지역업체는 고작 4건, 연면적 6만6329㎡의 공사만 수주할 수 있었다. 이와 달리, 외지업체는 1건 늘어난 5건이지만 연면적에서는 20만7127㎡로 3배 이상의 공사 물량을 수주했다.
공사 경험이 많고 실적이 높은 지역건설업체들이 대전을 떠나면서 외지업체들의 대전지역 내 공사수주가 한결 쉬워진 결과다.
정성욱 대한건설협회 대전시회장은 “지난해 지역건설업체 중 35%가 1억원도 되지 않는 공사로 연명한 게 현실”이라며 “지역건설경기가 되살아날 수 있도록 지역업체에 대한 공공공사 발주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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