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뢰인 감사 표시 보람 느껴
일도 집안일도 최선 '워킹맘'
국회의원에게 보좌관이 있다면, 변호사에게는 사무장이 있다. 보좌관이 국회의원의 각종 회의자료를 준비한다면, 사무장은 변호사의 변론자료 등을 준비한다. 변호사 사무실에 용무가 있는 의뢰인이 가장 먼저 만나는 사람은 사무장이다.
사무장은 의뢰인과 상담을 통해 사건에 따른 수임료를 정하는 것부터 시작, 의뢰인의 유리한 판결을 위해 때론 증거 수집까지 도맡기도 한다.
더구나 변호사 사무실의 살림을 책임지고 있다. 그래서 변호사보다 더 바쁜 사무장이라는 말도 나온다. 그만큼 변호사와 사무장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법무법인 내일 소속 양홍규 변호사 사무실에서 실질적인 사무장 역할을 하는 유미정(42·사진) 과장. 양 변호사와 한솥밥을 먹은 지도 올해로 21년 째. 오랜 시간 함께 근무한 탓인지 눈빛만 봐도 뭘 필요로 하는지 알 수 있다고 한다.
지난 23일 사무실에서 만난 그녀는 솔직한 모습과 항상 웃는 얼굴에서 의뢰인에게 신뢰를 주는 인상을 풍겼다.
법을 전공하지도 않은 그가 변호사 사무실에서 일하게 된 계기는 특이하다. 20여 년 전 친구차를 타고 집에 가던 중 택시와 가벼운 접촉사고가 있었던 유 과장. 이쪽이 잘못하지도 않았는데, 큰소리 치는 택시기사에게 합의금을 줄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때부터 “기본적인 법을 모르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이 일을 시작하게 됐다는 것. 대전지방법원 민사재판부에서 일하는 남편의 영향도 있었다. 유 과장은 1995년 3월부터 양홍규 변호사와 일을 같이하게 됐고, 지금까지 21년째 이어지고 있다.
유 과장은 “양홍규 변호사님과 같이 일하면서 참 인간의 아름다움을 배웠다”면서 “너무 진솔하고 남을 항상 먼저 배려하는 그 마음가짐이 오늘날까지 변치않는다”고 전했다.
그녀는 의뢰인이 결과에 실망스러워 할 때 마음이 아프지만, 무죄 판결받은 의뢰인이 고마움을 표시할 때 일할 맛이 난다고 한다.
두 아이의 엄마이자 한 남편의 아내인 그녀는 가정에서도 항상 최선을 다하는 '워킹맘'이다.
고교 2학년인 큰 딸과 중학교 2학년인 아들을 키우면서 많이 힘들기도 했다. 하지만 스스로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아이들의 행동에 고마움을 느낀다고.
유 과장은 “올해 많이 베풀고 배려하면서 살려고 한다. 아이들에게도 관심과 사랑을 주는 멋진 엄마가 되겠다”는 각오를 피력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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