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운데 지역 일부 주유소는 폐업비용이 없어 휴업 중이거나, 소유주 간 갈등으로 영업하지 못해 방치되면서 흉물로 전락하는 모습이다.
21일 한국주유소협회 대전지회에 따르면, 이날 현재까지 대전지역에 등록된 주유소는 모두 281곳으로 지난 2012년 말 기준 291곳에서 4년 만에 약 3.5%(10곳)감소했다.
또 지역 주유소 2곳은 휴업 중이며, 매년 2~3곳이 휴업을 하거나 영업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해 폐업한 주유소는 2곳으로 파악된 가운데, 매년 2~4곳에 이르고 있다.
대전뿐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주유소가 감소하고 있다. 지난 2012년 11월 말 기준 1만3219개였던 주유소는 지난 2014년 말 기준 1만2498개로 2년 만에 5.5% 감소했다. 또한 현재 전국 주유소의 3.5%인 436곳은 휴업 중이며, 지난해 1~11월 총 226곳이 폐업했다.
이처럼 주유소 휴·폐업이 늘어난 이유는 오래전부터 주유소가 우후죽순 생겨나 포화상태에 놓이면서,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의 알뜰주유소 확대와 대형마트, 금융권 등이 주유소 영업에 뛰어들면서 출혈경쟁을 부추겼고, 지난해 말부터 국제유가가 폭락하면서 업계 간 저가 경쟁이 심화되면서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주유소 한 관계자는 “1460원대 휘발유를 팔아도 카드수수료, 정유사 부가세, 관세 등 절반이 세금이다. 여기에 유통비용 등을 더하면 실질적으로 남는 것은 없다”면서 “국제유가가 오르면 고객이 줄고, 국제유가가 하락하면 가격경쟁으로 힘들어진다”고 호소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주유소는 폐업하고 싶어도 폐업비용 등이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건물 철거와 환경정화 비용 등 폐업을 하기 위해서는 수억원의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폐업을 원하는 대부분 주유소는 적자경영 등을 이유로 폐업하는 경우가 많아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기는 어렵다. 보통 주유소가 폐업을 하려면 구조물 철거 7000만원, 주유탱크 주변 및 오염복구 7000만원 등 약 1억4000만원의 비용이 필요하다.
주유소협회 대전지회 관계자는 “경기불황과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주유소간 경쟁이 심해져 앞으로 휴·폐업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렇게 되면 폐업비용이 없어 휴업을 하고 그대로 방치해 흉물로 전락하는 주유소들도 쉽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병주 기자 can7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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