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택 대전시장 전화홍보원' 처벌 형평성 논란

기소된 23명 벌금·수익금 추징명령-유예 54명 수당 회수조치 없어

권선택 대전시장 선거캠프에서 일을 했던 전화홍보 선거운동원들에 대한 법적 처벌을 놓고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검찰이 기소한 전화홍보원 23명에게 벌금과 함께 수익금에 추징 명령이 내려진 반면, 입건유예 처분된 나머지 54명에 대해선 벌금은 커녕 일하고 받은 돈에 대해서도 회수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

대전지법 제17형사부(재판장 송경호)는 지난 20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권 시장 선거캠프 전화홍보원 이모(51·여·주부)씨 등 23명에 대해 50만~200만원의 벌금을 선고하고, 이들이 받은 돈 14만~168만원의 추징을 명했다.

이날 선고된 벌금액은 50만원 3명, 100만원 14명, 150만원 5명, 200만원 1명 등 절반 정도가 100만원의 벌금을 받았다.

이씨 등 23명은 지난해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전시 유권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권 시장의 지지를 호소하는 선거운동을 하고 그 대가로 선거사무소 관계자 등으로부터 14만~168만원씩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하지만, 검찰은 전화홍보원 77명 가운데 54명은 불법성 인식이 미약하고 단순히 생계비를 벌기 위해 범행에 가담했다며 입건유예 처리했다.

이를 두고 기소된 전화홍보원들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행위 자체를 놓고 볼 때 똑같이 불법을 저지른 것인데, 한쪽은 죄가 중하다고 해서 벌금과 수익금에 대한 추징 명령이 내려지고, 한쪽은 불법성 인식이 약하다고 해서 벌금은 물론 불법수당에 대한 추징 조치까지 안 된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것.

때문에 전화홍보원에 대한 판결 선고 직후 법정 밖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전화홍보원 A씨는 “누구는 벌금에 받은 돈도 다 토해내야하는데, 처음부터 돈을 받았다고 한 사람은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는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전화홍보원 B씨는 “너무 억울하다. 피해보상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전지검 관계자는 “기소되지 않은 54명은 정치권과 전혀 연관없는 단순 알바이거나 거짓 진술 등을 하지 않은 사람들”이라며 “하지만, 기소된 23명은 조사 과정서 진술을 번복하고 말을 맞추는 등 수사를 방해하는 행동을 했고 단순 알바라고 하기 어려운 사람들이었다”고 말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