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교육청이 고교평준화와 관련한 공청회를 열고 현재 추진상황과 학부모 등의 의견을 수렴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공청회에는 2013년 고교평준화를 실시한 강원도교육청의 장학사가 참석해 천안 고교 평준화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는 등 지역민들의 이해를 도왔다.
도교육청은 20일 천안교육지원청 대강당에서 학부모와 교육관계자 등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천안지역 고교평준화 추진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공청회는 도교육청의 추진현황 설명, 강원도 평준화 추진 사례, 기자의 눈으로 바라본 평준화, 학교 현장에서 바라는 평준화, 평준화에 대한 학부모의 요구와 기대 등의 토론과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먼저 도교육청 전석진 교육과정과장은 상향평준화를 위한 준비상황을 설명했다. 전 과장은 2013년부터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최근에는 '천안지역 고교평준화 추진단'을 부교육감 직속으로 확대 개편하는 등 전 교육가족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비선호학교에 대해서는 4억원의 특색있는 교육과정 운영비를 지원하고, 일반고 역량강화 사업과 연계해 학교 간 교육격차를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전 과장은 “현재 천안지역 중학교 2학년 학생과 학부모들은 2016학년도에 평준화가 실시되는 것으로 알고 1년 넘게 고입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에 연기될 경우 심각한 혼란이 뒤따른다”고 우려했다.
강원도교육청에서 고교평준화를 추진·시행한 이웅 장학사는 평준화 실시 후 비선호학교가 사라지고 학력이 상승해 대학진학에 있어서 강점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역학생의 73.04%가 평준화에 대해 만족도를 표시했다는 설명이다.
이 장학사는 “충남의 현재 준비 상황은 2016년 천안 평준화 추진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공청회에 참석한 본보 이승규 부국장은 “고교평준화는 이미 40년의 검증기간을 거쳤으며 나름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천안은 과거 한차례 고교평준화 제도를 시행한 경험을 갖고 있다”면서 “인구 50만 이상 도시 중 유일하게 비평준화 제도를 유지하고 있고, 73.8%의 주민이 다시 고교평준화 시행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은 학생과 학부모의 필요성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천안업성고 전지현 교사는 “천안은 극심한 고교 서열화로 하위권 학교 학생들의 자존감 상실이 크고, 상위권 학교 학생들은 내신위주의 대입제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학부모 서정화씨는 “어린 학생들이 더 좋은 고교에 진학하기 위해 사교육에 시달리고 있다”며 “천안주민의 뜻을 반영해 고교평준화가 반드시 예정대로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내포=유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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