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서귀포 축구공원에서 전지훈련 중인 대전시티즌 선수들이 청팀과 홍팀으로 나눠 미니게임을 하고 있는 모습. |
눈 덮인 한라산 정상이 훤히 보이는 20일 오전 10시 40분께 제주 서귀포 축구공원에선 전지훈련을 온 대전시티즌 선수들이 본격적인 훈련 전 몸을 풀고 있었다.
코칭스태프의 지도 아래 스트레칭을 겸해 밤새 굳은 몸을 푼 선수들은 뒤이어 폴대 6개를 꼽은 구장 한켠에서 패스 연습을 시작했다.
짧은 간격으로 꽂은 각 폴대에 선수들이 둘러서 있고, 그 주변으로 선수들이 볼을 주고 받으며 계속 뛰었다.
볼을 잡을 새도 없이 쉴 새 없이 숏패스가 이어졌고, 선수들은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자 이번에는 더블 업이야 더블 업.”
김영민 수석코치가 선수 셋을 불러 수비 후 곧바로 다음 플레이를 준비하는 훈련의 시범을 보였다. 두 명의 선수가 볼을 잡는 가상의 상대편을 향해 압박한 뒤 다시 움직이는 훈련이었다. 잠시 설명을 들으며 쉬던 선수들은 곧바로 김 수석코치가 시범 보인 훈련을 반복했다.
한 코칭스태프가 “너무 조용하잖아”라고 소리치자 선수들이 손뼉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며 압박 및 패스 훈련의 스피드를 높였다.
뛰고 있는 선수들에게 코칭스태프들은 “패스 미스가 너무 많잖아. (공이 오면) 뒤에서 받지 말고 앞에서 받아 타이밍을 맞춰 패스하고 움직이라”고 큰 소리를 치기도 했다.
그렇게 5분 훈련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조진호 감독은 “대시도 중요하지만 멈추는 것도 중요하다. 패스는 강하게 끊어서 하라”고 힘주어 말했다.
잠시 음료수로 목을 축이며 쉰 선수들은 골대를 옮겨 청팀과 홍팀으로 나눠 7-7 미니게임을 시작했다. 미니게임은 실전같은 패스 및 킥, 수비 등 여러 훈련 효과를 거둘 수 있는 효율적인 훈련 중 하나다.
조진호 감독은 날카로운 눈매로 미니게임을 하고 있는 선수들의 플레이 하나 하나를 지켜봤다. 10분여 동안 미니게임이 진행되던 중 조진호 감독은 “볼을 주고 나서 움직여야지 볼을 받은 선수가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넓어지잖아. 가만히 있지 말고 움직여라”고 했다.
조진호 감독은 기자에게 “미니게임은 선수들의 체력 훈련은 물론, 상태를 체크하고, 팀워크를 다지고, 세밀한 전술까지 할 수 있는 등 매우 효과적인 훈련”이라며 “엘리베이터 등 선수단 숙소 곳곳에 '빠른 템포의 공수 전환' 등 10개의 훈련 중점 사항을 게시해 선수들이 수시로 숙지하도록 하기도 했다. 선수 개개인은 물론, 팀 전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시즌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했다.
시티즌은 실전을 통해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하고, 감각도 유지하기 위해 이날 오후 제주국제대, 21일 오전에는 단국대와 각각 연습경기를 갖는다. 이후 이번주 중 제주 전지훈련을 끝내고, 다음주에는 일본 가고시마로 최종 전지훈련을 떠날 예정이다.
제주=최두선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