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의회는 지난 16일 예산결산심사위원회를 열고, 집행부가 제1회 추경에 편성한 효문화뿌리축제 예산 5억원 가운데 1억원을 삭감한 4억원을 통과시켰다. 삭감된 1억원은 오는 4~5월 열리는 제2회 추경때 편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로써 지난해 말 전액 삭감됐던 효문화뿌리축제 예산은 삭감 이후 주민들의 반발 등 후폭풍을 겪은 중구의회가 한 발 물러나는 모습이다.
예결위는 또 어린이집 전기·가스안전점검 예산은 1회 추경에 전액 부활키로 했으며, 어린이집 냉·난방비 지원 예산은 2회 추경에 나머지 절반을 부활키로 했다. 주민들의 알권리와 직결된 영상중계시스템 설치 예산도 부활됐다. 중구의회는 예산이 전액 삭감되면 시 특별조정교부금 1억원을 반납해야 해 우선 1회 추경에 2000만원을 편성했다. 나머지 8000만원은 제2회 추경에 편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예결위에서 통과된 제1회 추경 예산안은 19일 오전 11시 열리는 제187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김귀태(새정치민주연합) 운영위원장은 “주민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부분은 원안대로 처리될 수 있도록 강력하게 주장하고 설득했다”며 “뿌리축제 TF팀을 구성해 뿌리축제가 전국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연수 의원이 예결위 심사에서 효문화뿌리축제 음식부스 운영을 주민들이 아닌 업체에서 맡도록 제안한 것은 어려울 전망이다.
중구는 축제 주최가 대전시에서 다시 중구로 이관된 2013년부터 음식부스를 각 동주민센터에 속한 자생단체가 운영하도록 했다. 이는 대전시가 축제를 개최할 당시 음식부스 운영을 업체가 맡다 보니, 음식값이 터무니 없이 비싸 관광객들로부터 질타를 받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민들이 음식부스를 운영한 2013부터 지난해 축제에는 5000원을 넘어가는 음식이 없을 정도로 가격이 저렴했다. 하지만 대전시가 일반 음식점에 부스를 운영하도록 한 2011~2012년에는 음식값이 평균 6000~8000원 정도였다.
중구 관계자는 “일반 음식점에 부스를 운영하도록 하면 이들은 돈을 내고 들어오기 때문에 음식 가격이 비싸질 수밖에 없다”며 “뿌리축제에는 대부분 전국에서 노인들이 많이 찾는데, 노인을 상대로 장사를 한다는 좋지 않은 평가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축제장 음식부스는 서로 들어오려고 하기 때문에 업체에 운영을 맡기는 건 쉽다. 그러나 돈 없는 노인들을 상대로 장사를 할 수가 없어 시스템을 바꾼 것”이라며 “일단 일반업체가 가격을 저렴하게 해서 들어올 수 있는 지, 타 시·도에서 성공한 사례가 있는 지 검토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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