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개발사업이 한 치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안갯속으로 몸체를 숨기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지방법원은 지난 15일 유성복합터미널 개발사업 후순위협상대상자인 지산디앤씨 컨소시엄이 대전도시공사를 상대로 낸 사업이행협약 무효확인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이는 후순위협상대상자인 지산디엔씨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갖는다는 의미로 이대로라면 사업자가 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대전도시공사 관계자는 “시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사업 추진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반면, 도시공사의 해명에도 정상적으로 사업이 추진될 수 있을 지 우려의 목소리만 커지고 있다.
이 지역은 이미 4~5년전부터 유성복합터미널 호재를 이용하기 위한 토지매매가 활발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유성 구암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복합터미널 건설 효과를 보기 위해 한때 의사 집단이 상당부분 인근 부지를 매입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이미 예전에 터미널 호재로 인한 호가가 형성된 채 매매가 마무리됐으며 대전시가 사업추진을 미적대면서 그동안 오른 호가만 유지될 뿐 거래는 없다”고 말했다.
둔산권 호재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감을 높여왔던 사이언스 콤플렉스 조성사업마저 지역 부동산업계를 실망시키고 있다. 미래창조부의 국비 지원이 아직도 불투명한 가운데 해당 사업은 (주)신세계 컨소시엄과의 실시협약체결 시한을 미뤄야해서다.
지난해말께 사이언스 콤플렉스 호재를 따라 주변지역 주택가로 사무실을 옮긴 한 공인중개사는 이미 2년전부터 해당지역 내 주택가격 변동을 눈여겨봤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당시에도 “아파트 노후화에 이어 주차 문제 등으로 해당 지역 부동산에 시선을 돌리는 사람은 없지만 엑스포공원 개발이 되면 막판 오름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국비 지원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실제 이같은 전망이 적중할 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대전지역에 각종 호재가 나타나고 있지만 정작 투자자를 주춤하게 하는 데는 지난 유니온스퀘어 개발이 불발로 그친 것에 대한 후유증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A은행 한 PB센터 투자상담 전문가는 “관저지구에 대한 투자 실패를 절감한 투자자들에겐 일종의 트라우마가 만들어진 것 같다”며 “유성복합터미널이나 사이언스콤플렉스 사업에 대해서는 일단 추진 절차가 확실하게 결정될 지 여부에 따라 호재 또는 악재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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