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 100㎞ 밖 '바다 모바일 시대'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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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 100㎞ 밖 '바다 모바일 시대' 활짝

ETRI, 해상 디지털통신 기술 개발… 데이터 전송속도 기존보다 8배 향상 목포~제주 시연성공… 2017년 상용화

  • 승인 2015-01-18 13:12
  • 신문게재 2015-01-19 11면
  • 이영록 기자이영록 기자
▲ ETRI는 바다에서도 통신이 가능한 해상 디지털통신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사진은 연구진이 실험실에서 단말 표시장치와 통신장치를 이용해 시연하는 모습. 사진 왼쪽이 연구책임자인 김대호 박사.
▲ ETRI는 바다에서도 통신이 가능한 해상 디지털통신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사진은 연구진이 실험실에서 단말 표시장치와 통신장치를 이용해 시연하는 모습. 사진 왼쪽이 연구책임자인 김대호 박사.
국내 연구진이 바다 한 가운데 100㎞ 내에서 선박간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한층 높아진 통신시스템을 개발했다.

그동안에는 인공위성을 이용한 경우를 제외하고 통신이 불가능했었던 데다 기존에 사용되던 선박자동식별장치(AIS)에 비해 데이터 전송 속도가 크게 향상돼 세계 최고 기술로 꼽히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선박자동식별장치보다 데이터 전송속도가 8배 향상(76.8kbps)된 차세대 해상 디지털통신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18일 밝혔다.

이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의 해상 VHF 대역 통신시스템으로 목포~제주간 항로에서 시연을 성공적으로 마쳐 상용화 가능성도 높였다.

ETRI는 이 기술이 항해 중인 선박간 또는 선박과 육상간의 한글 문자통신, 각종 항로정보 교환, 위험정보 보고 및 안내, 최신 기상정보 전송 등 다양한 데이터 통신에 활용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조업 중인 어선들은 어종의 시세를 바다 한 가운데서 한글문자나 아이콘 등으로 알 수 있어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선박 운행 중 군사훈련 정보나 사고 정보 등도 쉽게 접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 기술이 개발되기 전에 바다에서는 디지털 통신수단이 없어 인공위성을 이용해야만 통신할 수 있었다.

안전정보 등 다양한 정보 전달에 어려움이 많았다.

또 현재 사용 중인 선박자동식별장치는 선박항해 정보를 일방적으로 전송하는 형태여서 쌍방향 통신이 되지 못했고, 사용량 증가로 용량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이번에 개발된 선박메시징장치(ASM 2.0)인 디지털 통신시스템은 해안으로부터 100㎞ 이내에서 항해하는 선박끼리 각종 정보교환과 제공이 가능하다.

1대 1 통신까지 보안기능도 한층 강화됐다.

또 현재 세계에서 선박의 충돌방지 및 식별을 위해 사용 중인 선박자동식별장치의 사용 급증에 따른 과부하 문제로 해결할 수 있을 전망이다.

ASM 2.0 통신시스템은 직교주파수 분할 다중 방식을 이용, 주어진 대역폭을 효율적으로 사용했다. VHF 대역 주파수(30~300MHz)는 이동통신에서 사용하는 UHF 대역 주파수(300~3000MHz)보다 경로손실이 작아 같은 출력을 사용할 때 장거리 통신에 유리하다.

ETRI는 기술 성능의 검증을 위해 지난해 말 목포~제주 항로에서 해양수산부 연구개발사업을 통해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에서 구축 중인 글로벌 e-내비게이션 실험장에서 시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ETRI는 ASM 2.0 개발 이후 VHF 대역의 데이터교환시스템을 추가로 개발, 완벽한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며, 상용화는 오는 2017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는 통신장치 본체와 모니터 형태로 개발됐지만 향후 무전기처럼 휴대형으로도 개발할 예정이다.

ETRI 관계자는 “이 기술은 국제해사기구(IMO)에서 추진 중인 e-내비게이션 실현을 위한 해상 디지털통신 시스템의 핵심장비 중 하나여서 초대형 해양 ICT 국제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술 확보에 큰 의미가 있다”며 “선박 항해통신 장비업체 등에 기술이전을 해 조기 상용화를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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