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신제윤 위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통합과 관련해 노동조합과 합의가 없어도 통합승인신청서를 처리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신 위원장은 “하나와 외환에 이미 충분한 시간을 줬다고 생각한다”면서 “이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관련 사안을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위원장의 발언으로 하나금융지주는 이달 내 통합승인선청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외환은행 노조와의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선통합 후협상으로 방향을 잡고 금융당국의 발언에 촉각을 세우고 있었다.
앞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지난해 10월 말에 합병 계약을 체결하면서 연내 조기통합을 결의했다.
하지만,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 노조 측은 '무기계약직 정규직 전환' 등 일부 문제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합병 기일을 미뤄왔다.
외환은행 노조는 무기계약직 전원을 6급 정규직으로 즉시 전환, 기존 6급 정규직의 급여기준 적용, 일정기간 경과 후 전원 5급 승진 등을 요구하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는 이날 오후 2시 외환은행 본점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금융위가 노사간 대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균형 있는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며 금융당국의 입장에 유감의 뜻을 전했다.
외환은행 노조는 60일 내로 본 협상을 바로하자는 새로운 제안을 했다.
한편 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이 진전될 모습을 보이자 지역의 타 시중은행들은 견제감을 나타냈다.
하나은행은 충청의 지역은행 역할을 자처하면서 충청권에 모두 87개의 영업점(출장소 포함)을 운영하고 있다.
외환은행이 충청지역에 갖고 있는 15개 영업점을 합칠 경우 국민·신한·우리은행 등 시중은행에 비해 월등한 시장장악력을 발휘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에 대해 지역금융권 한 관계자는 “지금도 하나은행이 지역은행 역할을 자처하며 충청권에서 앞서고 있는데 통합 효과까지 나타나면 다른 은행들의 타격이 불가피한 만큼 점포 효율화 등 나름의 대비책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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