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는 등을 토닥이며 후하게 인심을 쓰던 한화지만, 올해는 구단 측이 '신중 모드' 속에 연봉 인상은 줄고, 삭감은 늘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에 따르면 이번 연봉 계약 대상 선수는 모두 63명으로, 이 중 현재까지 계약을 마친 선수는 57명(90.5%)다.
아직 계약하지 않은 나머지 6명은 해외로 자유 훈련을 떠난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한화는 연봉 협상 및 계약을 마친 선수들과 관련해 어떤 발표도 하지 않고 있다. 각 프로야구단이 2015 연봉 계약 소식을 수시로 발표하거나 알리는 것과는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분위기를 그대로 보여준다.
이번 연봉 협상은 최근 한화의 후한 인심과 거리가 멀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3년 연속 최하위의 성적표 탓에 구단은 대폭적인 상승은 어렵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사실 한화는 지난 2년 간 사기 진작 차원에서 삭감 폭을 최대한 줄였다. 2013년은 전년 대비 팀 연봉을 8.6% 깎는 수준이었고, 2014년은 고액 FA 선수 영입에 따라 34.1% 증가했음에도 기존 연봉 재계약 대상자 48명 중 단 2명만 삭감했다.
하지만 올해는 삭감 제시를 받은 선수가 크게 늘었다. 인상자들도 기대보다는 인상률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FA 계약과 연봉 협상은 다른 것이라는 게 구단의 방침이다. 그동안 당근을 충분히 줬지만, 팀 성적은 달라진 게 없다는 결과가 이번에는 작용할 수밖에 없다.
결국 연봉 재계약은 스프링캠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에는 스프링캠프 떠나기 전날 연봉협상을 마쳤었다.
물론, 선수들도 구단의 이런 방침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다. 구단이 그동안 배려한 만큼의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책임감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연봉 인상이 확실시되는 선수는 분명히 있다. 투수 이태양과 안영명, 윤규진, 포수 정범모, 야수 강경학 등이 그들이다.
지난해 5월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이태양은 30경기(선발 26경기)에 등판해 7승10패 평균자책점 5.29를 기록했다. 153이닝(14위, 팀내 1위)을 던지면서 퀄리티스타트(QS) 14회를 기록했는데 이는 한화 토종 선발 중 가장 좋은 성적이다. 인천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뽑혀 금메달을 목에 건 데다 준수한 외모까지 더해 한화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발돋움 하고 있다. 아직 경험 부족 등으로 쉽게 무너지는 게 아쉽긴 하다.
안영명과 박정진, 윤규진 등 불펜 3인방은 짧게는 1이닝, 선발이 일찍 무너질 경우 길게는 3이닝 이상씩 책임지며 선전했다.
한화 관계자는 “현재 연봉협상은 거의 마무리하고, 해외 자유훈련에 나선 선수들만 남겨둔 상태라고 보면 된다”며 “선수들도, 구단도 이번 협상은 무난하게 진행하며 올 시즌 선전에 대한 기대와 각오를 다지고 있다”고 했다.
최두선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