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향순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중구지회장(51·사진). 자녀들의 공부 뒷바라지를 하며 시작한 공인중개사 자격증 시험에 합격해 공인중개사업을 하게 된지 어느덧 10년이 흘렀다.
“그때는 세시간 넘게 잠을 자 본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낮엔 회사에 출근했다가 밤 10시반까지 야간반 수업을 듣고, 아이들 끝날 시간 맞춰서 함께 집에 왔어요. 집에 와서 아이들과 함께 새벽 두시까지 공부하다, 새벽 4시나 5시쯤 일어나던 생활을 반복했는데, 엄마가 그렇게 열심히 공부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니 굳이 공부하라고 잔소리를 하지 않아도 되더라구요.”
직장생활과 주부, 그리고 공부까지 어느것 하나 대충 하지 않은 덕분에 대부분의 여성들이 포기했던 야간반에서 당당히 자격증을 취득했다.
원도심의 오래된 아파트촌에 자리잡은 이 지회장의 중개사무소는 단순히 집을 사고 파는 매매의 공간이 아니다.
“언젠가 한번은 집을 내놓겠다며 찾아온 부인이 있었어요. 사람들을 많이 접하다 보니 한눈에 봐도 부부싸움 끝에 홧김에 집을 내놓겠다는 거더라구요. 당장 집을 팔면 저야 좋지만, 사실 그건 단순히 장사꾼이잖아요. 한동안 그 분과 앉아 왜 싸움이 났는지, 부부상담을 하다 돌려보낸 적도 있어요.”
사람이 사는데 가장 중요한 의식주, 그 가운데 삶의 보금자리인 집을 중개하다 보면 어려운 형편도 보게 된다.
그때마다 이 지회장은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앞에서 중개료 얼마 깎아준다는 말을 하기가 쑥스러워 잘 못해요. 그냥 알아서 받기도 하고, 그 받은 돈으로 몰래 고기라도 사다 놓고 와요. ”
매사에 진심으로 대하는 이 지회장의 마음 씀씀이는 지난 2013년 선출된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중구지회장에 취임하면서도 이어졌다.
400여명의 회원들이 소속된 중구지회장에 선출된 후 혹시나 회원들이 몰라 불이익을 당하게 될 각종 규제들에 대한 교육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줄곧 사회 활동을 하는 이 지회장의 버팀목은 물론 가족이다.
이제는 장성한 두 아들은 물론, 남편은 이 지회장이 마음 편히 일을 할수 있도록 든든한 응원을 보내준다.
“남편은 처음엔 자기가 챙길 것이 많아서 좀 귀찮아 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저보다도 더 제 일에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줘요.”
여전히 사이버 대학에서 공부를 하며 배움에 대한 끈을 놓지 않고 있는 이 지회장.
앞으로의 부동산 투자 조언을 해달라는 요청에 “장기적인 투자를 생각한다면 시외 전원주택을, 단기적 투자를 생각한다면 세종시의 상가 주택을 눈여겨 보라”고 말했다.
오희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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