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역사상 처음 시도된 시즌 중 임대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현대캐피탈과 한국전력은 지난 29일 세터 권영민, 레프트 박주형(이상 현대캐피탈)과 레프트 서재덕(한국전력)의 시즌 중 임대 이적을 깜짝 발표했다.
이 3명의 선수가 팀을 옮기는 형식이 완전 이적이 아닌 임대 이적이라는 점에서 두 팀 중 한 팀이 챔피언결정전까지 진출한다는 가정 아래 4월 초가 지나고 나면 이들은 다시 원소속구단으로 복귀하게 된다.
선수들의 이적도 흔치 않은 V-리그에서 선수들의 임대 이적은 이번이 두 번째다. 하지만 시즌이 한창 진행되는 도중 선수들이 임대를 통해 유니폼을 바꿔 입는 경우는 V-리그가 출범한 2005년 이후 11시즌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KOVO는 선수의 이동이 많지 않은 V-리그의 특성상 출전 기회가 많지 않은 선수들이 타 팀으로 임대 이적을 통해 출전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임대 이적 규정을 만들었다. 또 해석의 여지는 있지만 선수등록규정 제12조 국내 임대선수의 등록 2항에는 '국내 구단 간 선수임대차 및 원소속구단으로의 복귀는 정규리그(포스트시즌 포함) 기간 중에는 할 수 없다'고 명시해 임대 이적은 시즌 개막 전에 하도록 했다.
그러나 KOVO는 현대캐피탈과 한국전력이 시즌 중 합의한 2대1 임대 이적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했고, 두 구단은 시즌 중 선수를 주고받았다. 하지만 나머지 구단들은 KOVO 규정이 시즌 중 임대가 불가능하다는 해석을 하고 있다.
양 구단의 이적 발표 이후 30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V-리그' 4라운드를 앞둔 남자부 1, 2위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과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임대 이적의 당사자인 두 구단은 물론, 규정을 만든 주체인 한국배구연맹(KOVO)를 강하게 비난했다.
신치용 감독은 경쟁 팀과 관련된 일인 만큼 발언에 상당히 조심했다. 하지만 “남의 팀 일을 왈가왈부할 것은 아니지만 규정은 지켜야 한다. 규정에 시즌 중 임대는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번 일은 KOVO가 책임지고 처리해야 한다. 규정에 분명 안된다고 되어 있는데 규정을 확인 안 하고 했다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도 같은 생각이다. “시즌을 절반이나 치러놓고 이게 잘 안되니 저렇게 해볼까 하는 것은 안된다. 그럴 거라면 규정이 왜 필요한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성적이 떨어진 팀의 선수를 데려와 잠시 쓰고 다시 돌려보낼 수 있지만 분명 필요 이상의 행동이다. 프로라고 하지만 선수들의 기분도 생각해야 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두 구단의 임대 이적과 관련한 논란을 예상하지 못한 KOVO는 상당히 난처한 처지다. 이 때문에 해당 선수들이 경기에 출전하기 위한 최종 단계인 공시를 하지 못하고 있다.
자칫 이 논란이 길어질 경우 해당 선수들은 임대 이적을 통해 시즌 중 유니폼을 바꿔 입고도 코트에 나서지 못할 수도 있다.
[노컷뉴스/중도일보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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