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30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생경제법안을 한 개라도 더 처리할 수 있도록 무릎을 꿇으며 야당에도 간곡히 부탁한다”면서 “절박한 심정으로 (본회의가 열리는) 1월 12일까지 상임위를 가동하자”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도 같은 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은 부채폭탄, 고용불안, 전세대란 등 3대 민생위기에 직면했다”면서 “내년에는 민생문제 해결, 정의사회 실현, 정치개혁 실천이라는 3대과제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여야 지도부 모두 민생 경제를 화두로 삼고 있지만 디테일한 면에서는 이견이 크게 드러나 새해 국회가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일례로, 야당은 서비스산업발전법을 비롯해 여당이 제시한 민생경제법안은 '가짜 민생법안'이라며 완고한 입장이다.
학교 앞 호텔 신축을 허용하는 '관광진흥법', 원격진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도 재벌 특혜라는 게 야당의 주장이다.
앞서 국회는 지난 29일 150개에 가까운 법안을 무더기로 처리했지만 정부·여당이 핵심 민생경제활성화법으로 꼽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나 '부정청탁금지 및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김영란법), '북한인권법'은 수년째 표류하고 있다. 이들 법안은 새해까지로 이어지는 보름 남짓 남은 이번 임시국회에서도 처리를 장담할 수 없는 형편이다.
'정윤회 비선실세' 의혹, 자원외교 국정조사와 같은 정치 현안까지 연계되면 상임위 활동은 꼬일 수 밖에 없다.
여야는 비정규직 종합대책에 대해서도 극명한 인식차를 보이며 논란을 예고했다.
새누리당 권은희 대변인은 논평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 근로자 간 격차를 해소하고 기업의 정규직 채용 문화 확산, 정규직 전환 기회 확대 등 고용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면서 “노사정위는 현장에서 들려오는 우려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경청하여 대책에 반영해 달라”고 주문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서영교 원내대변인은 “박근혜 정부는 정규직을 꿈꾸는 '장그래'(드라마 '미생' 속 계약직 사원)를 영원히 비정규직으로 묶어두는 법을 '장그래법'이라고 부르고 있다”며 “정부가 국민의 희망을 꺾는 일에 앞장서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서울=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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