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전화홍보 선거운동원 23명에 최고 500만원 벌금형

“불법성 몰랐다” 호소… 변호인들 “혐의 인정, 선처 부탁” 재판부, 내달 20일 선고 예정

“선관위 정식 등록 선거운동원인지 알았지, 불법인 줄 몰랐습니다.”

“생활비를 벌려고 참여했을 뿐인데, 일이 이렇게 커질 줄 상상도 못했습니다.”

6·4 지방선거 당시 권선택 대전시장의 지지를 호소하고 불법수당을 받아 기소된 전화홍보 선거운동원들이 법정에서 억울함을 밝히고 선처를 호소했다.

대전지법 제17형사부(재판장 송경호)는 30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화홍보 선거운동원 이모(50·여)씨 등 23명에 대한 첫 재판을 열었다.

검찰은 전화홍보원 이모씨 등 23명에 대해 벌금 100만~500만원과 불법 수당에 대해 추징금 14만~168만원을 구형했다. 구형된 벌금액은 100만원이 2명, 200만원 13명, 300만원 5명, 400만원 1명, 500만원 2명이다.

이에 대해 변호인들은 관련 혐의를 인정하고 선처를 호소했다. 변호인들은 최후 변론에서 “관련 혐의를 인정한다. 다만, 불법성을 알지 못했고 생활비를 벌기 위해 한 일이기 때문에 선처해 달라”고 말했다.

생활비를 벌려다 벌금까지 낼 상황에 놓인 전화홍보원들은 최후 진술에서 “모두에게 선처를 바란다”고 했다. 일부 홍보원들은 울먹이며 자신의 억울한 사연을 밝히기도 했다.

한 전화홍보원은 “선거사무소에 정식 선거운동원으로 등록해 준다고 해 관련 서류까지 제출했는데, 일이 이렇게까지 커질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화홍보원은 “검찰 조사에서 인간적인 차원에서 진술하지 않았고 이후에는 솔직하게 다 얘기했다”며 “똑같이 일을 했는데 누구는 처벌하지 않고 누구는 많은 벌금을 구형한 것은 불합리하다”며 억울함을 드러냈다.

최종심리를 마친 재판부는 내년 1월 20일 열리는 다음 재판 때 이들에 대해 선고할 예정이다.

박태구 기자